광주·전남 소재 대학교 2021학년도 신입생 2만2천370명 가운데 10%에 가까운 2천161명이 중도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사유는 자퇴 1천272명(58.8%), 미등록 808명(37.4%)으로 이른바 ‘반수’에 성공, 서울 등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비율로 따지면 나주 동신대가 1천489명 중 325명으로 21.8%, 광주 송원대는 785명 중 170명으로 21.7%에 달했다. 초당대와 광신대도 각각 20.7%와 20.3%로 높다. 신입생 수를 기준으로 산정한 경우 동신대가 300명을 넘어 역시 가장 많고, 조선대 269명, 광주대 250명이었다. 국립인 전남대도 광주캠퍼스 230명, 여수캠퍼스 64명을 더해 294명에 이른다.

국회 교육위원회 민형배 의원(광주광산을, 무소속)이 대학알리미 사이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학령인구 급감,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에 따른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민 의원은 “신입생 등 정원 미확보는 대학 존립을 위협하는 요소다. 거듭된 악화일로를 멈출 수 없는 만큼 지역사회, 지자체 간 유기적 협업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0년 이후 2021년까지 학령인구는 35만명 줄었는데, 대학 정원 감축은 신입생 감소 인원의 70% 수준인 17만2천명이었다. 미충원 인원은 지난해 4만명을 넘었고 2024년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자발적으로 정원을 줄이더라도 지역대학의 신입생 모집은 갈수록 어렵다. 국가균형발전을 국정기조로 내건 윤석열 정부가 시대적 요구와 다르게 최근 반도체 산업 인력 양성 등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인재 유출 역시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와 전남도를 비롯해 지역 공동체가 대학의 현실을 직시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팔을 걷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남쪽에 있는 대학부터 문을 닫을 것이라며 ‘벚꽃 엔딩’이라고 했다. 수도권 쏠림과 대학 서열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정원 감축도 지방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가혹하다. 정부가 지역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관련된 법과 제도 정비를 통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한 명 두 명 공들여 선발한 신입생이 수도권으로 속속 이탈하고 있다. 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