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이 계속되고 있다. 예상대로 올해 추석 명절을 전후해 출하된 햅쌀도 마찬가지. 재고량 증가와 소비 부진이 겹치면서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산지인 전남은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쌀 생산액이 무려 5천90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공공비축 물량 확대 등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전남도의 건의는 공공비축 물량 확대(기존 수입쌀이 포함된 80만t에서 순수 국내산 100만t으로 확대, 2021년산 재고 전량 매입) 외에 시장격리제도 개선(매년 9월까지 과잉 물량에 대한 격리 여부 결정 및 공공비축미곡 매입 방식 진행), 쌀 적정 생산 방안(논 타작물 재배사업 국고 지원 부활 등)이다. 김영록 지사는 “10월 초 신곡 가격이 나오기 전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16만4천740원(80㎏)으로 전년 대비 24.8% 하락했다. 지난해 최고 22만7천212원(10월5일 기준)과 비교하면 6만2천472원(27.5%) 떨어졌다. 여기에 햅쌀도 20% 넘게 폭락했다. 조생종 1포대(20㎏)가 4만3천-4만5천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5만6천-5만8천원)보다 23.1% 줄었다. 통상적으로 공급량이 적어 나중에 수확하는 중만생종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쌀값 하락이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쌀 재고는 계속 늘고 있다. 전국적으로 35만8천t에 달하며 전년(18만5천t)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남지역의 경우 9만5천t으로, 3배 이상 폭증했다. 창고마다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것이다. 재고미부터 서둘러 해결해야 할 것 같다. 북한을 비롯해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도 강구해야 한다. 쌀 산업 안정을 위해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요구되고 있다.

벼 수확이 본격화하고 중만생종까지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햅쌀 전체의 가격 폭락이 불가피하다. 농민 소득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것이다. 쌀값 걱정과 물가 시름이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다. 농민들은 ‘무슨 사달이라도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단단히 성났다. 매우 우려스런 상황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