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결함이 온 나라에 타격을 줬다’
본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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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7. 20(수) 19:53 가+가-
#거짓말쟁이 영국 총리의 사임
‘미스터 브렉시트’로 불리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사퇴 압박을 받고 전격 사임 발표를 했다. “개인의 결함이 온 나라에 타격을 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기자 제목이다. “거짓말과 규칙에 대한 뻔뻔한 무시는 그를 일으켜 세운 힘이었지만 동시에 그의 몰락을 가져왔다”며 “개인의 인격적 결함에서 시작된 일이 소속 정당과 정부의 결함으로 끝나면서 온 나라에 큰 타격을 줬다”고 꼬집었다.
풍운아 기질이 짙은 존슨 총리는 집권 직후부터 온갖 구설에 휩싸였다. 그는 거침없는 혐오 발언과 허풍, 독불장군식 언행으로 광대, 괴짜 총리, 트럼프 같은 별명을 얻었다. 존슨 총리를 낙마시킨 원인은 정치적 무능함, 툭하면 불거지는 스캔들, 끊이지 않는 거짓말, 안하무인 격의 거친 언행 등이 꼽힌다. 결정타는 측근을 두둔한 거짓말이었다. 사건은 6월29일 보수당 하원 원내 부대표이던 크리스토퍼 핀처 의원이 런던 시내의 한 회원제 클럽에서 남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촉발됐다. 핀처는 “당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부끄럽다”며 수습하려 했지만, 2019년 외무부 부장관 시절에도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원내 부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총리실은 “존슨 총리가 2022년 2월 핀처 의원을 원내 부대표로 임명할 때 그의 성추문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7월5일 <비비시>(BBC) 방송이 전직 공무원의 말을 인용해 “존슨 총리와 도미닉 라브 부총리가 핀처 의원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공식 민원을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결국 존슨 총리는 언론 보도가 사실임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정책 결정 무능력
정치가로서의 자질과 능력도 의심받았다. 존슨 총리의 수석보좌관(2019~2020)을 지낸 도미닉 커밍스는 존슨의 정책 결정 무능력을 빗대어 “통로에서 비틀거리는 쇼핑 트롤리(카트)”라고 비판했다. 존슨 총리의 라이벌이었던 제러미 헌트 전 외무장관은 2022년 6월 당대표 신임투표에서 “우리(보수당 정부)는 우리 나라의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청렴성과 능력,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는 존슨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2022년 들어 여론도 극도로 악화했다.
#국가부도 스리랑카 대통령 사임
국가 부도 사태 속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를 피해 국외로 도피한 스리랑카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공식 사임했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직후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에게 사임서를 이메일로 보냈다.
경제난에 시달리던 스리랑카 시민들은 지난 9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일으켰고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등을 점령했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와 야권의 거센 퇴진 압박에 그날 밤 전격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고타바야 대통령의 도피 소식이 전해지자 콜롬보의 대통령 관저 앞에는 수천 명이 집결해 “고타(고타바야 대통령의 별명) 도둑놈”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스리랑카는 지난 4월 대외부채 상환을 일시 유예했고 5월에는 공식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냈다. 올해에만 스리랑카가 갚아야 하는 부채 및 지급해야 할 이자는 70억달러지만 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디폴트 후 스리랑카 국민들은 살인적인 물가 및 생활필수품 부족에 직면했고 지난 9일부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장기적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각국의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각 나라의 정치가 대혼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정치인이 솔선수범해 희생하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나라는 순항을 하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대혼란 속에 있다.
‘거짓말쟁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퇴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른바 ‘파티 게이트’로 당내 불신임 투표까지 당했던 그는 성 비위를 알고도 측근을 요직에 앉힌 것이 탄로나자 또다시 거짓말을 일삼으며 위기를 모면하려다 50여 명의 장·차관이 집단 사의를 표명하는 초유의 저항 사태에 부딪혀 불명예 퇴진하게 된 것이다. 존슨 총리를 무너뜨린 것은 ‘끊임없는 본능적 거짓말’이었다. 궤변, 경박한 언행과 공인의식의 부족이 국민을 분노케 한 것이다.
존슨 총리의 허세와 경박한 언행, 편 가르기 정치는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 피로감을 불러왔다. 영국국민들은 ‘그럴싸한 언변보다는 책임을 우선시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가디언지는 “그의 거짓말이 처음에는 개인에게만 피해를 줬으나, 나중에는 정당·정부에까지 해를 가했다”며 “태평스럽게 법을 위반하는 문화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존슨 총리의 정치 인생과 몰락 과정을 보면서 진실을 외면하거나 정도정치를 하지 않는 정치인의 몸부림이 얼마나 가증스러운지 실감하게 된다.
스리랑카 대통령의 무능과 부도덕 역시 지도자답지 못한 탐욕에서 비롯됐다. 국민에게 ‘도둑놈’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사욕을 챙긴 결과 국가를 부도냈다.
지도자는 도덕성을 비롯해 소통, 청렴성, 정직성 등 많은 항목에서 국민에게 신뢰를 받아야 한다. 특히 정치 지도자는 한 나라의 흥망과 미래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기에 말과 행동이 품위있고 엄격해야 한다. 제 맘대로 하다가 국민에게 불신받는 지도자는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
국민에게 선택받은 정치 지도자는 국민의 마음을 살피고 언어에는 품격이 있어야 하며, 행동에는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개인이 결함이 온 나라에 타격을 주었다’는 영국언론의 지적이 섬뜩하게 다가오는 한여름이다.
‘미스터 브렉시트’로 불리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사퇴 압박을 받고 전격 사임 발표를 했다. “개인의 결함이 온 나라에 타격을 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기자 제목이다. “거짓말과 규칙에 대한 뻔뻔한 무시는 그를 일으켜 세운 힘이었지만 동시에 그의 몰락을 가져왔다”며 “개인의 인격적 결함에서 시작된 일이 소속 정당과 정부의 결함으로 끝나면서 온 나라에 큰 타격을 줬다”고 꼬집었다.
풍운아 기질이 짙은 존슨 총리는 집권 직후부터 온갖 구설에 휩싸였다. 그는 거침없는 혐오 발언과 허풍, 독불장군식 언행으로 광대, 괴짜 총리, 트럼프 같은 별명을 얻었다. 존슨 총리를 낙마시킨 원인은 정치적 무능함, 툭하면 불거지는 스캔들, 끊이지 않는 거짓말, 안하무인 격의 거친 언행 등이 꼽힌다. 결정타는 측근을 두둔한 거짓말이었다. 사건은 6월29일 보수당 하원 원내 부대표이던 크리스토퍼 핀처 의원이 런던 시내의 한 회원제 클럽에서 남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촉발됐다. 핀처는 “당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부끄럽다”며 수습하려 했지만, 2019년 외무부 부장관 시절에도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원내 부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총리실은 “존슨 총리가 2022년 2월 핀처 의원을 원내 부대표로 임명할 때 그의 성추문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7월5일 <비비시>(BBC) 방송이 전직 공무원의 말을 인용해 “존슨 총리와 도미닉 라브 부총리가 핀처 의원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공식 민원을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결국 존슨 총리는 언론 보도가 사실임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정치가로서의 자질과 능력도 의심받았다. 존슨 총리의 수석보좌관(2019~2020)을 지낸 도미닉 커밍스는 존슨의 정책 결정 무능력을 빗대어 “통로에서 비틀거리는 쇼핑 트롤리(카트)”라고 비판했다. 존슨 총리의 라이벌이었던 제러미 헌트 전 외무장관은 2022년 6월 당대표 신임투표에서 “우리(보수당 정부)는 우리 나라의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청렴성과 능력,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는 존슨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2022년 들어 여론도 극도로 악화했다.
#국가부도 스리랑카 대통령 사임
국가 부도 사태 속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를 피해 국외로 도피한 스리랑카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공식 사임했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직후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에게 사임서를 이메일로 보냈다.
경제난에 시달리던 스리랑카 시민들은 지난 9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일으켰고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등을 점령했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와 야권의 거센 퇴진 압박에 그날 밤 전격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고타바야 대통령의 도피 소식이 전해지자 콜롬보의 대통령 관저 앞에는 수천 명이 집결해 “고타(고타바야 대통령의 별명) 도둑놈”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스리랑카는 지난 4월 대외부채 상환을 일시 유예했고 5월에는 공식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냈다. 올해에만 스리랑카가 갚아야 하는 부채 및 지급해야 할 이자는 70억달러지만 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디폴트 후 스리랑카 국민들은 살인적인 물가 및 생활필수품 부족에 직면했고 지난 9일부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장기적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각국의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각 나라의 정치가 대혼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정치인이 솔선수범해 희생하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나라는 순항을 하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대혼란 속에 있다.
‘거짓말쟁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퇴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른바 ‘파티 게이트’로 당내 불신임 투표까지 당했던 그는 성 비위를 알고도 측근을 요직에 앉힌 것이 탄로나자 또다시 거짓말을 일삼으며 위기를 모면하려다 50여 명의 장·차관이 집단 사의를 표명하는 초유의 저항 사태에 부딪혀 불명예 퇴진하게 된 것이다. 존슨 총리를 무너뜨린 것은 ‘끊임없는 본능적 거짓말’이었다. 궤변, 경박한 언행과 공인의식의 부족이 국민을 분노케 한 것이다.
존슨 총리의 허세와 경박한 언행, 편 가르기 정치는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 피로감을 불러왔다. 영국국민들은 ‘그럴싸한 언변보다는 책임을 우선시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가디언지는 “그의 거짓말이 처음에는 개인에게만 피해를 줬으나, 나중에는 정당·정부에까지 해를 가했다”며 “태평스럽게 법을 위반하는 문화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존슨 총리의 정치 인생과 몰락 과정을 보면서 진실을 외면하거나 정도정치를 하지 않는 정치인의 몸부림이 얼마나 가증스러운지 실감하게 된다.
스리랑카 대통령의 무능과 부도덕 역시 지도자답지 못한 탐욕에서 비롯됐다. 국민에게 ‘도둑놈’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사욕을 챙긴 결과 국가를 부도냈다.
지도자는 도덕성을 비롯해 소통, 청렴성, 정직성 등 많은 항목에서 국민에게 신뢰를 받아야 한다. 특히 정치 지도자는 한 나라의 흥망과 미래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기에 말과 행동이 품위있고 엄격해야 한다. 제 맘대로 하다가 국민에게 불신받는 지도자는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
국민에게 선택받은 정치 지도자는 국민의 마음을 살피고 언어에는 품격이 있어야 하며, 행동에는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개인이 결함이 온 나라에 타격을 주었다’는 영국언론의 지적이 섬뜩하게 다가오는 한여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