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는 식당을 인수하는 상담이 있었다. 필자는 그분 사주를 보고 몇 마디를 나눠 본 후 “인수하시면 안됩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랬더니 “아니, 종업원도 그대로 인수받고 레시피도 그대로 전수받고 손님고객자료도 그대로 받는데 왜 안 된다는 거죠?”

그분이 제 운(運)이 안좋냐고 물어봤지만 필자는 지금의 운(運)도 안 좋지만 지금은 본인의 마음가짐이 준비가 안되서 안된다고 했다. “저는 굉장히 이 식당을 하고 싶은데 무슨 마음가짐이 안됐다는 거죠?”라고 묻는 그에게 필자는 본인의 사주에서 보면 장사를 하면서 가장 필요한 돈을 꼭 벌어야겠다는 식상성(食傷星)과 재성(財星)이 약하고 지금은 본인의 재정적인 운이 그렇게 나쁘지 않아서 꼭 이 식당을 성공시켜야겠다는 간절함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분이 “물론 저희 남편이 돈을 잘 벌어서 저는 이 식당이 망해도 사는 데는 크게 문제가 안 되긴 해요. 그래도 하고 싶은데”라면서 식당을 인수하면 자기 동생에게 맡길 생각인데 동생 사주도 물어보는데 필자는 볼 필요도 없이 안 된다고만 했다.

내가 안 된다고 했지만 그분은 결국 인수를 하고 1년 만에 큰 손해를 보고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역학에서 보는 현실의 운의 상태는 자신안의 기운이 밖으로 드러난 결과로 본다. 그래서 현실의 모든 것은 우리의 내부의 기운이 펼쳐진 것에 불과하다. 즉 역학에서 말하는 재물의 기운이 약하면 내면에서 꼭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구가 없게 된다. 그런 사람이 무슨 돈을 벌려고 궁리를 하고 연구를 하고 노력을 하겠는가. 마찬가지로 명예나 권력을 상징하는 관성이 없는 사주가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을 하려고 목숨을 걸고 전 재산을 걸면서까지 최선을 다하겠는가. 역학인들은 이런 동양철학이라는 학문의 도구를 통해 개인들의 타고난 내면의 기운을 읽고 현재 운을 통해 지금 당장의 욕구나 심리상태를 읽으면서 운(運)을 설명해준다. 그래서 내면의 기운이 바뀌지 않는다면 잠시 화려한 옷을 입혀 놓을 수는 있지만 곧 내면의 기운의 상태에 따라 맞는 옷을 입게 된다.

저 사람이 하고자 했던 음식점의 상태도 겉의 옷인 외부상태에 불과하다. 지금 당장 잘되니 잠시 화려했던 옷을 조금만 입었을 뿐 그 외부상태를 지휘하는 내면의 주인이 바뀌니 외부상태는 그대로지만 사실 모든 것이 바뀐 것과 똑같다.

지금 당장 눈앞의 현실의 불행을 바꾸고 싶은가. 그렇다면 결코 외부환경을 탓하지 말고 내가 어떤 마음을 먹고 있는지 자신의 내부를 객관적으로 꼭 바라보면 그 안에 해답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