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가 도심 무료 공영주차장을 유료화했으나 일부 주차장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수년 째 방치하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특히 연향동 일대 무료 공영주차장은 특정 업체가 독점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21일 순천시에 따르면 무료 공영주차장이 상가 밀집지역 주변 상인들과 일부 출퇴근 시민들의 개인 주차장으로 전락해 시민들의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유료화를 추진했다.

순천시는 2019년부터 설치한 연향동 일대(금당, 연향3지구) 골목의 소규모 무료 공영주차장에 대해 1곳 당 1억여원(시스템 8천만원, 부스·정산기 2천만원)의 예산을 투입, 총 5곳을 유료화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많이 찾는 시장(웃시장, 아랫시장, 역전시장) 주변과 저류지 건설로 발생한 공영주차장도 유료 주차장으로 변경됐으나 일부를 제외하고는 사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무인 주차시설이 아닌 부스를 설치한 유인 주차시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장 주변 주차장과 저류지 주차장은 사람들이 많이 찾고 대형 주차장이기 때문에 유인으로 시설해도 운영에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골목에 위치한 소규모 주차장까지 유인으로 전환하는 것은 인건비 등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순천시가 상가 주변 상인들과 소통 없이 일방적인 유료화 추진으로 수년 째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하고 방치한 결과, 컴퓨터 자동화시스템은 물론 에어컨, 정산기 등 각종 고가 장비들이 먼지만 수북이 쌓인 채 혈세를 낭비한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연향동 시민 이모(55)씨는 “순천시가 시민들의 뜻과는 다르게 일방적으로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유료 주차장으로 변경해놓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시민 혈세를 낭비한 공무원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는 책임 행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무인 주차시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부스를 설치해 사람이 상주해야 하는 유인 주차장보다 관리가 쉬운 무인 주차장이 일반적”이라며 “이미 설치된 골목의 소규모 유료 주차장은 30분-1시간 동안 무료이기 때문에 개인은 운영이 어려우니 지금이라도 전문 업체에 맡겨 위탁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순천시 관계자는 “연향동 일대 5곳은 공영주차장 유료화 추진 계획을 세워 진행했으며 주차장 주변 주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고 업체 선정 또한 조달을 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주부터는 순천시내 유료화 시설로 변경된 공영주차장에 대해 전수조사 후 순차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순천=남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