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에서]이번에는 진짜 상생이다
김종민 논설실장
2022. 06. 16(목) 19:42 가+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당선인은 장기 표류하고 있는 군공항 이전에 대한 해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재선에 성공한 김영록 전남지사도 상생 협력을 위해 자주 만날 것이라고 했다. 민선 8기 또한 ‘상생(相生)’에 방점이 찍혔다.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까 싶다.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갈등, 빛가람혁신도시 공동 발전 기금도 민감 사안으로 꼽힌다.

‘밀린 숙제’에 대해 6개월 내 답을 내겠다면서 강 당선인은 다짐하고 있다. 시점은 연말이다.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 전방·일신방직 부지 활용, 지산나들목(IC) 개통, 백운 지하차로, 복합쇼핑몰 유치 등에 대해 인수위원회에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다만 군공항의 경우는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사례를 적용해 준비하면서도 국가 주도 추진을 위한 특별법 개정에 대비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한다는 설명을 내놨다.

김 지사는 기자 간담회 석상에서 광주 군공항과 나주 SRF 등을 상생 과제로 풀 수 없는 사례로 규정하고 나섰다. 양 지역의 뜻이 부합하는 사업들은 상생 과제로 올려 진행하고 의견이 다른 현안들은 별도로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민간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옮겨 오는 것도 군공항 해결을 위해 도움이 될 것 같아 추진했지 급선무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해관계의 한 축인 무안군도 김산 군수가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반발, 탈당과 함께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됨으로써 ‘결사 반대’ 입장이 더 강경해질 수 있다.

6·1 지방선거 도중 강 당선인과 김 지사는 협약을 맺고 당선을 전제로 취임 후 ‘상생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뜻을 모았다. 군공항 문제 등 첨예한 사안들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 하면서 줄곧 일관된 기조를 유지해 왔다. 지역 정·관계는 단지 선거용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라 실제로 상생의 효용성을 인정하고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분석한다.

전라도는 한뿌리라고 했다. 그러나 이전까지의 경험치에서 보더라도 상생은 말처럼 쉽지 않다. 지겹도록 구호 수준에 머물렀다. 민선 1기부터 내내 성과물은 빈약하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 먹고’가 아니었다. 간간히 상생 협의를 한다 해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속빈 강정’ 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른바 ‘상생발전위원회’ 실무 협의부터 스텝이 꼬이기 일쑤였다. 대다수 현안을 놓고 표를 의식해 눈치를 보면서 책임을 떠넘긴 예견된 결과다. 정치권의 이해득실과 지역 이기주의까지 겹쳐 갈등과 대립만 부각됐다. 드러내놓고 표현은 못하고 내심 불편한 관계가 계속돼왔다.

4년 전이다. ‘전라도(全羅道)’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한지 1천년이 된 2018년, 시도민의 무한한 자긍심과 함께 유구한 역사를 널리 알려 새로운 천년을 내딛는다며 기념행사가 잇따랐지만 그 뿐이었다.

지방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마침 윤석열 정부는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 ‘기회발전특구’를 내세우고 있다. 특구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개념으로 단일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사업보다 광역연계에 대해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수도권과 이격거리가 먼 호남과 영남을 중심으로 특구를 확대하기 위해 초광역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것이다. 강 당선인이 언급한 반도체 동맹이 하루라도 빨리 가시화되길 바라는 이유다.

광주와 전남 상생의 첫 단추는 군 공항 문제다. 호남의 맹목적인 지지로 들어선 문재인 정권에서도 범정부 협의체를 가동해 논의를 이어갔으나 끝내 마무리하지 못했다. 새 정부에서도 국정과제에 포함, 국가사업화로 명시했지만 예단하기 힘들다. 좀체 풀기 어려운 난제임이 분명하나, 한 목소리를 낸다면 의외로 쉽게 진척될 수 있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우호적 사이였던 두 사람이 합의한 대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미래산업 육성, 광역철도·고속도로 교통망 확충, 경제·행정·생활권 통합도 상생을 위한 적극적인 논의 대상일 것이다.

수도권 초집중과 지방소멸을 막아야 한다. 비상한 상황에 맞는 비상한 인식을 보여야 한다. 경제적으로 낙후됐고 정치적으로 소외됐다. 가뜩이나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격변의 시대, 위기를 기회삼아 더 크게 도약하려면 활발하게 소통해야 한다. 특히 말과 행동은 같아야 한다. 자기의 잘못엔 엄격하며, 상대의 잘못은 비판해야 한다. 아낌없이 양보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군공항 이전, 국가사업으로 지원받아 속도낼 수 있다. 민선 8기의 성공은 어떻게 상생하느냐에 달렸다.

국가와 민생의 중심, 미래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하겠다. 더불어 잘 사는 지역을 위해 균형발전 논리를 강조해야 한다. 정치적 고립을 극복하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강기정-김영록 체제는 ‘원팀’으로 뭉칠 수 있을까. 임기 4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정책은 신중 검토하고 결단은 과감해야 한다.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부디 처음의 마음가짐, ‘초심(初心)’을 잃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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