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가 총파업이 7일 만에 철회됐다. 물류에 허덕이던 광주·전남 곳곳의 사업장들도 속속 정상화되고 있다. 쟁점이 된 컨테이너·시멘트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및 품목 확대 등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합의에 이른 것이다.

파업 피해는 심각했다. 기아자동차는 사무직·협력업체 직원들이 완성 차량을 평동과 장성 물류센터로 개별 탁송해왔으며 또 이곳마저 포화상태에 이르자 광주시청 야외음악당 등에 완성 차량을 보관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금호타이어와 삼성전자, 포스코 광양제철소 등은 생산제품 출하가 막히면서 적재 공간 마련에 분주했다.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업체는 생산량의 90%가 반출되지 못하고 공장에 쌓여 셧다운 직전으로 몰렸다. 광양항에서 수출입 컨테이너 이송도 봉쇄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극적 타협으로 파업이 끝났으나 불안감은 도사리고 있다. 화물 기사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안전운임제가 3년 일몰제여서 올해 말 폐지될 예정인 만큼 국회 입법 논의가 변수로 떠올랐다. 안전운임제 지속 시행과 대상 품목 전 부문 확대 등 화물연대의 요구가 전적으로 수용될지 결과가 주목되는 것이다. 더불어 전국택배노동조합 우체국본부는 오는 총파업을 예고, 소비자들의 불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천정부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삼중고에 주식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대내외적 복합위기가 닥쳤다. 가히 살얼음판을 걷는 비상한 상황이라 할 만 하다. 노동계의 생존권 투쟁이 당연한 권리인 것이나 극단의 행동에 대한 일부 자제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당국도 일단 급한 불이나 끄자는 태도로 미봉책을 내서는 안 된다. 화물연대 파업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지적에 유념해야 한다.

노조원들이 속속 업무에 복귀하면서 일주일 정도면 물류가 정상화될 전망이다. 이번에는 이해 당사자들이 가장 합리적인 내용으로 조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숙고해야 한다. 국회 차원의 노력도 다르지 않다. 지혜롭게 대처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