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광주·전남지역은 인구 소멸, 저성장, 4차 산업혁명, 포스트코로나 대응과 같은 메가 트렌드와 더불어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 관련 정책의 큰 변화 속에 처해 있다. 이에 무엇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산림 조성 등으로 흡수 제거해 실질 배출량이 제로 상태가 되는 ‘탄소중립 달성’에 국가와 지자체, 기업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한 만큼, 현 주소를 진단해보고 지역이 발전해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토론회가 15일 광주전남연구원 상생마루에서 열렸다.

◇주제발표=▲문승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석좌교수 ▲김경훈 한국전력공사 탄소중립추진실장
◇좌장=문채주 목포대학교 교수·에너지밸리산학융합원장
◇토론=▲강태영 비에이에너지 대표 ▲정석원 광주시 에너지산업과 에너지밸리팀장 ▲김슬기 한국전기연구원 스마트그리드연구본부장 ▲김정섭 전남도 에너지신산업과장 ▲박웅희 광주전남연구원 정책지원단장 ▲여성구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상임고문 ▲이동휘 동신대학교 에너지융합대학 교수


●주제발표1=문승일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과 광주·전남의 발전전략’
“재생에너지를 지역 성장동력 삼아야”

전 세계적으로 이상 고온 및 폭우 발생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록적인 폭염, 폭우, 한파 등 최근 10년 간 기상재해로 2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경제적 손실은 약 12조원으로 집계되는 등 사회·경제적 피해가 심각하다. 국제사회는 기후위기 대응방안에 골몰하고 있으며 그 방안 중 하나가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탄소중립’이다.

우리나라는 2030년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증대가 주요 관건이다. 최근 5년 최대 전력(하계) 평균 증가율이 3.62%에 달하는 등 2050년에는 현재의 약 2.4배(200GW 이상)에 달하는 피크 전력 수요가 예상된다.

새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은 ‘2050 탄소중립’ 지속적 이행 선언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지속적 이행 등 기존 탄소중립 목표를 유지하나, 달성 방법은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 세계는 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인한 에너지 요금 대란을 겪고 있다.

한국전력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7조7천869억원에 달하고 있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탄소중립 시대로 가는 현재 광주·전남의 역할은 ‘탄소중립 특구’ 지정을 통한 그린 에너지 허브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이 높은 서해안을 중심으로 대규모 재생 에너지 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등 재생에너지를 광주·전남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아 광주-전남 간 협동을 통해 공동의 상생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주제발표2=김경훈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한전의 역할’
“선제적 송배전망 구축·기술 적기 개발”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가장 큰 비중(약 37%)을 차지하는 전환(전력·열생산) 부문의 선도적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전환부문은 전기화로 인한 전력공급의 ‘양적 확대’와 기존 탄소 기반 전력 공급 시스템의 ‘질적 개선’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즉 전환부문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전력공급시스템의 전면적 혁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력산업 가치사슬 전반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전력(이하 한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한전은 탄소중립 선도를 위한 역할 정립 및 체계적 이행전략 수립을 위해 주요 추진 과제로 ‘선제적 송·배전망 구축 및 안정성 강화’를 가장 먼저 꼽았다. 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크며 계통 관성을 제공하지 못해 계통 안정성 저하를 초래한다. 이에 선제적 계통 보강 추진을 통해 재생에너지 적기 접속기반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추진과제는 ‘핵심기술 R&D 선도’로 선진국 대비 짧은 기간에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현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는 동시에 혁신적인 탄소중립 기술의 적기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암모니아·수소터빈 등 전력생산 탈탄소화 핵심 기술 개발 추진과 함께 재생에너지 감시·예측, 계통 관성 확보를 통해 계통 운영 최적화를 대안으로 내놨다.

이밖에도 성공적인 탄소중립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에너지효율 향상 촉진 ▲전력생산·수요 분산화 주도 ▲전력생산 탈탄소화 선도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이행기반 마련 등이 주요 추진과제로 다뤄져야 한다.


●강태영 비에이에너지 대표 “인재 확보·자본 유입·인프라 구축 이뤄져야”

에너지밸리에 입주한 기업 관점에서 보면 ‘우수 인력’, ‘자본 유입’, ‘신사업 모형 개발 인프라 구축’ 등 세 가지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우수한 인재 영입을 위해 기업의 근무조건이 다른 도시와 달리 유연해야 하고 다양한 근무형태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 또 양질의 자본 유입을 위해서는 에너지밸리에 적합한 투자조합과 엑셀레이터 발굴이 필요하다. 한전 등 다양한 에너지 펀드가 운용되고 있으나 수도권으로 쏠리고 있다. 지속적인 노력이 이뤄지면 시장에서 요구하는 우수 기술을 갖춘 에너지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참신한 아이디어 발굴과 협업 및 실증이 가능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도 이뤄져야 한다. 에너지밸리에서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줘야 에너지 산업 관련 선도 기업으로 ‘우뚝’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정석원 광주시 에너지산업과 팀장 “에너지신산업 위주 산업 생태계 구축 박차”

광주시는 전남도·한국전력과 에너지신산업 위주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에너지밸리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남구 대촌동 국가도시첨단산업단지와 에너지밸리산업단지를 조성해 에너지산업 기반을 육성하고 있으며 에너지산업 융복합과 사업화를 위한 기업 지원 인프라 마련을 위해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종합지원센터, 지식산업센터 등을 구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AI를 연계한 에너지 생산·소비·거래 활성화 기반 마련을 위해 그린에너지 ESS전력거래·미래형 스마트 그리드 실증 등 블록체인 기반 직류 전력거래도 추진중이며 기업 RE100 지원 및 에너지 이용 효율 제고를 위해 RE100 전 주기 공정 지원 기술개발 추진과 첨단3지구 에너지자립산단 조성 등을 통해 에너지 자립도시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김슬기 한국전기연구원 본부장 “민선 8기 광주·전남 지자체 지속적인 협력 필요”

현재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매우 미약한 상황이며 특히 지속 실현 가능한 정책 배경이 마련되지 않아 안타깝다. 광주·전남에서 시작할 수 있는 일, 즉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인프라 혁신 등 방향에 발맞춰 환경적인 장점을 갖고 있는 부분적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 호남은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인 만큼, 국가는 잠재량 이상을 뽑아내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현재까지 예산, 실행 방향 등이 추진됐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주춤한 상태다. 재생에너지 사업이 탄력을 받으려면 지자체와 협력해야 한다. 이에 민선 8기를 맞아 얼마나 탄력있게 기존 기조에 살을 붙여 진행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 호남이 재생에너지 사업의 주요 지역이라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만큼, 힘을 모아야 한다.


●김정섭 전남도 에너지신산업과장 “에너지밸리 시즌2 사업 집중 육성”

전남도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지난해 2월부터 에너지산업국을 신설하고 에너지신기술연구원을 설립 및 운영하는 등 에너지 정책에 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남도는 에너지밸리를 에너지밸리 기업개발원, 에너지밸리 산학융합원, 에너지신기술 연구원 등 에너지 유관기관 집적화와 약 36만평 규모의 나주 에너지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을 토대로 에너지 기업 연구기관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나갈 것이고 직무 산업도 중점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차세대 에너지기업 1천개를 유치하는 등 일대를 탄소중립 등 신기술, 신사업 개발과 실증을 위한 에너지신산업의 혁신메카로 탈바꿈시키는 ‘에너지밸리 시즌2’ 사업도 추진해 나가겠다.


●박웅희 광주전남연구원 정책지원단장 “에너지밸리 특구 정부 적극적 지원을”

에너지 정책을 논하면서 잠시 잊고 있었던 가장 기본적인 시각에서 정책을 바라보는 기회가 됐다. 특히 탄소중립 특구에 대한 부분은 모두가 심도 있게 고려해서 준비를 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너지밸리 입주 기업에게 가장 필요한 사항은 산업 인력에 대한 부분이며 정보·기술·임금 등의 미스 매치가 문제라고 보여진다. 현재 대학에서 맞춤형 인력 양성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정보와 기술에 대한 미스 매치는 점차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임금, 경제 환경에 대한 부분들은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에너지밸리 기업들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차기 정부에서 운영할 수 있는 특구 제도를 다시 한 번 고민하는 노력들이 함께 이뤄져야 하겠다.


●여성구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상임고문 “켄텍 기반 삼아 글로벌 에너지단지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KENTECH) 조성 사업은 2014년 12월 한국전력이 나주로 이전하면서 시작됐다. 조성 이전에 실리콘 밸리 등 성공한 클러스터를 가보니 성공 요인으로 ‘정부의 적극적 지원’, ‘우수한 대학’, ‘우수 기업의 지원’ 3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에너지 산업 기술력을 제고하고 고급인력 양성과 이를 통해 에너지산업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차원에서 켄텍이 조성됐다. 켄텍과 에너지밸리는 단순히 호남의 산업단지 기능만을 해서는 부족하다. 조성 당시만 하더라도 세계로 뻗어가는 메카를 조성하겠다는 목표가 확실하게 있었다. ‘국제 개방형 첨단 분석센터’, ‘에너지 공대 산학형 클러스트 조성’을 통해 켄텍을 기반 삼아 나주 혁신도시를 글로벌 에너지 단지로 성장시킬 것이다.


●이동휘 동신대 에너지융합대학 교수 “에너지프로슈머센터 만들어야”

나주가 재생에너지 혁신메카로 발돋움 할 필요가 있다. ‘RE100(Renewable Electricity·재생에너지)’ 실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에너지 프로슈머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나주를 비롯해 광주·전남은 에너지 문제에 대해 지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전무한 상황이다. 지역주민이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으며 누구나 전력을 생산해서 팔 수 있는 ‘에너지프로슈머센터’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혁신도시에 들어선 공공기관 공동으로 RE100 관련 체험 활동을 만들어 전국에서 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당장 내일 또는 내년에 실행할 수 있는 에너지·관광·ICT 상품 개발 등이 함께 연계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만 성공적인 에너지밸리가 될 것이다.

/정리=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