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수 선거가 정책 대결은 뒷전인 채 상대 후보 비방과 반박 성명이 오가는 혼탁한 네거티브전으로 얼룩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 ‘이중투표’ 논란을 놓고 후보자 간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소속 배용태 영암군수 후보는 지난 16일 영암군의회 앞에서 민주당 우승희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낙선과 낙천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공표’ 및 ‘권리당원 이중투표 유도’ 혐의로 우 후보를 영암군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배 후보는 “선거법을 위반한 민주당 우승희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며 “우 후보자와 배우자가 조직적이고 치밀한 방법을 통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매우 죄질이 불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승희 후보는 같은 반박 성명을 통해 “민주당 비대위의 결정으로 1차 경선이 무효화됐고 민주당 전 당원 투표로 재경선을 실시해 후보로 확정됐다”며 “당내에서 치유돼 선거법 문제는 우려할 사항이 아니므로 상이한 사례에 빗댄 악의적인 소문에 신경쓰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달 28-29일 실시된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 결과, 우승희 후보가 승리했지만 전동평 후보가 이중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했다.

민주당 중앙당은 재심을 인용해 재경선을 실시했고 2차 경선에서도 우 후보가 전 후보를 꺾고 공천을 거머 쥐었다.

1차 경선에 참여했던 배 후보는 재경선 실시 하루 전인 지난 6일 경선을 포기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영암군수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우승희(49) 후보, 정의당 이보라미(54) 후보, 국민의힘 임대현(61) 후보, 무소속 배용태(67)·박소영(66)·조보현(49) 후보 등이 후보 등록을 마치고 경쟁하고 있다.

선관위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고발·폭로로 점철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선거 후유증과 정치 혐오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권자 오모(59·영암읍)씨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자들이 정책 대결을 통해 선거에 임해줄 것을 기대했는데 혼탁·과열 양상으로 진행돼 실망스럽다”며 “선거가 끝난 후 후유증이 우려스러운 만큼 네거티브를 멈추고 정책 선거를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영암=나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