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메가시티’ 출범했는데, 광주와 전남은? / 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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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5. 10(화) 19:28 가+가-
이정록 전남대 교수·前 대한지리학회장
지난달 4월19일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일명 부울경 메가시티)’이 출범했다. 행정안전부가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규약’을 승인하면서 법적 효력을 갖춘 우리나라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가 탄생했다. 공식 업무는 내년 1월부터다. 광주 사람들이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을 놓고 갑론을박하던 때, 부산·울산·경남 사람들은 통 큰 결과를 내놨다.
부울경 메가시티 출범은 우리나라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 등장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국토 공간구조가 바뀌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유물인 행정적 위계(位階)에서 벗어나 중핵도시 중심의 네트워크 체제로 바뀐다는 점이다. 행정경계는 지도에 표시되는 단순한 선(線)으로 남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변 도시들이 연결돼 생활권과 경제권이 보다 넓어진다.
선진국은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다극(多極) 체제로 전환 중이다. 영국은 2006년 도시·지역(city-regions) 정책을 수립해 멘체스터, 리버플 등 주요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8개 도시권을 구축 중이다. 프랑스는 2016년 레지옹(우리나라 도 단위)을 22개에서 13개로 통합했다. 독일은 2005년 대도시권 전략으로 라인·루르 등 11개 대도시권을 육성하고 있다. 일본 간사이광역연합은 우리가 잘 아는 사례다. 세계적으로 1천만명 이상 메가시티가 2018년 33개에서 2030년 43개로, 500만~1천만명 도시는 2018년 48개에서 2030년 66개로 증가할 것이란 보고도 있다. 이처럼 메가시티 전략은 세계적 추세다.
필자는 작년 2월3일 “부울경 메가시티 속도 내는데, 광주·전남은”이란 칼럼을 이 지면에 게재했다. 우리 지역도 메가시티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역사회는 무관심했다. 메가시티라는 세계적 트랜드보다 ‘다음 광주시장은 누구인가’ ‘어떤 후보자에게 줄을 서야 유리한가’라는 정치적 관심이 지역사회 미래전략을 압도해 버렸다.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지적처럼 ‘정치과잉 도시 광주’가 연출한 뒤떨어진 행태였다.
하지만 부산·울산·경남 사람들은 우리 지역과 달랐다. 일부 전문가들이 산학연 거버넌스를 만들어 광역경제권 논의를 지속시켰다. 연원(淵源)을 따지면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주창한 ‘남해안 시대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직접적 계기는 MB 정부 5+2 광역경제권 정책이었다. 정부가 지역정책 기본 개념으로 광역경제권을 제시하자 이를 지역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활용했다. 행정구역에 매몰된 이해당사자를 설득시켜 동남경제권을 만들자는 명문도 생겼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이를 더욱 구체화시켰다. 그 결과가 ‘부산 울산 경남 특별연합’이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은 어땠는가. 5+2 광역경제권에 대해 냉랭했다. MB 정부에 대한 정치적 불신의 후과(後果)였다. 영남은 동남권(부산+울산+경남)과 대경권(대구+경북)으로 나누고, 호남권(광주+전남+전북)은 1개로 묶은 것은 역차별이라고 반발했다. 광주와 전남을 단일 경제권으로 재지정할 것을 요구했고, 광역경제권 설정에 불만이 많았다. 세계적 추세를 고려해 전문가들이 만든 광역경제권 정책을 폄훼했다. 그 결과 우리 지역에서는 광역경제권 논의가 실종됐다. 광역경제권 옹호자는 MB 정부 부역자로 매도됐다. 그런 상황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울경 메가시티 출범은 우리 지역에 심각한 위협 요인이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자리를 잡을수록 광주와 전남은 국토 공간에서 영원한 변방(邊方)으로 내몰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작년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그 내용을 다시 인용한다. “만약 부울경 메가시티가 공식 출범하면 우리나라 국토의 공간구조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수충권과 동남권이 중심(core)이 되고 대구·경북과 호남(광주·전남·전북)은 주변(periphery)으로 밀려난다.”
실제로 그렇다. 부산을 중심으로 ‘제2의 수도권’이 만들어지면 어떤 상황이 초래될까. 대한민국 경제공간은 수도권과 부울경이라는 2개 중심지역으로 재편될 것이다. 수도권에 이어 부울경 메가시티가 새로운 블랙홀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남 동부 경제력은 부울경으로, 광주와 전남 서부 경제력은 수도권으로 종속되면서 광주·전남 경제지도는 재편될 것이다. 그 결과 우리 지역은 영원한 변방으로 떨어질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세계적 추세인 메가시티 전략에 우리 지역도 편승해야 한다. 광주·전남·전북을 포함한 광역경제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다. 게다가 전북은 이미 수충권에 포섭되는 형국이다. 현실적 대안은 남해안을 축(軸)으로 부울경과 연대하는 ‘남부 경제권’에 있다.
부울경 메가시티 출범은 우리나라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 등장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국토 공간구조가 바뀌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유물인 행정적 위계(位階)에서 벗어나 중핵도시 중심의 네트워크 체제로 바뀐다는 점이다. 행정경계는 지도에 표시되는 단순한 선(線)으로 남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변 도시들이 연결돼 생활권과 경제권이 보다 넓어진다.
필자는 작년 2월3일 “부울경 메가시티 속도 내는데, 광주·전남은”이란 칼럼을 이 지면에 게재했다. 우리 지역도 메가시티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역사회는 무관심했다. 메가시티라는 세계적 트랜드보다 ‘다음 광주시장은 누구인가’ ‘어떤 후보자에게 줄을 서야 유리한가’라는 정치적 관심이 지역사회 미래전략을 압도해 버렸다.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지적처럼 ‘정치과잉 도시 광주’가 연출한 뒤떨어진 행태였다.
하지만 부산·울산·경남 사람들은 우리 지역과 달랐다. 일부 전문가들이 산학연 거버넌스를 만들어 광역경제권 논의를 지속시켰다. 연원(淵源)을 따지면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주창한 ‘남해안 시대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직접적 계기는 MB 정부 5+2 광역경제권 정책이었다. 정부가 지역정책 기본 개념으로 광역경제권을 제시하자 이를 지역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활용했다. 행정구역에 매몰된 이해당사자를 설득시켜 동남경제권을 만들자는 명문도 생겼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이를 더욱 구체화시켰다. 그 결과가 ‘부산 울산 경남 특별연합’이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은 어땠는가. 5+2 광역경제권에 대해 냉랭했다. MB 정부에 대한 정치적 불신의 후과(後果)였다. 영남은 동남권(부산+울산+경남)과 대경권(대구+경북)으로 나누고, 호남권(광주+전남+전북)은 1개로 묶은 것은 역차별이라고 반발했다. 광주와 전남을 단일 경제권으로 재지정할 것을 요구했고, 광역경제권 설정에 불만이 많았다. 세계적 추세를 고려해 전문가들이 만든 광역경제권 정책을 폄훼했다. 그 결과 우리 지역에서는 광역경제권 논의가 실종됐다. 광역경제권 옹호자는 MB 정부 부역자로 매도됐다. 그런 상황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울경 메가시티 출범은 우리 지역에 심각한 위협 요인이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자리를 잡을수록 광주와 전남은 국토 공간에서 영원한 변방(邊方)으로 내몰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작년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그 내용을 다시 인용한다. “만약 부울경 메가시티가 공식 출범하면 우리나라 국토의 공간구조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수충권과 동남권이 중심(core)이 되고 대구·경북과 호남(광주·전남·전북)은 주변(periphery)으로 밀려난다.”
실제로 그렇다. 부산을 중심으로 ‘제2의 수도권’이 만들어지면 어떤 상황이 초래될까. 대한민국 경제공간은 수도권과 부울경이라는 2개 중심지역으로 재편될 것이다. 수도권에 이어 부울경 메가시티가 새로운 블랙홀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남 동부 경제력은 부울경으로, 광주와 전남 서부 경제력은 수도권으로 종속되면서 광주·전남 경제지도는 재편될 것이다. 그 결과 우리 지역은 영원한 변방으로 떨어질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세계적 추세인 메가시티 전략에 우리 지역도 편승해야 한다. 광주·전남·전북을 포함한 광역경제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다. 게다가 전북은 이미 수충권에 포섭되는 형국이다. 현실적 대안은 남해안을 축(軸)으로 부울경과 연대하는 ‘남부 경제권’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