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과 많은 이별을 한다. 부모님을 여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낼 때도 ‘상실’이라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아파한다. 이번에 대선(大選)에서 광주와 전라도 사람들의 절대적인 응원을 받았던 이재명 후보가 낙선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발표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고, 이 후보를 지지했던 이 지역의 많은 사람들 또한 허탈한 큰 상실감에 빠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실감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열자(列子)에 나오는 동문오의 이야기가 있다. 중국 위(魏)나라 때 동문오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어느 날 그의 아들이 명(命)을 달리했다. 그러나 동문오는 사랑하는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슬퍼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게 여긴 아내가 물었다.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아이가 죽었는데 왜 슬퍼하는 기색이 없는 것입니까?”

“그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내게 아들이 없었소. 그러니까 원래 내게는 아들이 없었던 것이오. 아들이 없던 때는 아들 때문에 걱정하는 일도 없었소. 지금 이 순간은 아들이 죽고 없지 않소. 바로 아들이 원래 없었던 때와 똑같은 상황이 됐소. 그러니 내가 없는 아들 때문에 슬퍼해 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오.”

마치 깨달은 선사와 주고받는 선(禪)문답 같은 내용이다. 일반 사람들이 동문오와 같은 초연함을 가질 순 없겠지만 이치적으로 보면 동문오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아픔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다면 아픔에 대처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무엇일까. 역학인이 볼 때는 역시 자연에 있다. 자연에는 상대적인 음양(陰陽)의 법칙과 돌고 도는 순환의 법칙이 존재한다.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가 당선됐다면 그를 지지하는 대한민국의 절반의 사람들이 똑같은 상실감에 빠졌을 것이다. 선거 때는 여·야가 있지만 우리는 모두 같은 대한민국의 사람이기에 나의 기쁨이 누군가의 상실감이 될 수도 있다. 다행인 것은 영원한 겨울이 없듯이 영원한 아픔 또한 없다는 것이다. 운은 돌고 돌게 된다. 지난 정부를 보아도 영원할 것 같던 군사독재도 눈 녹듯이 사라지고 민주 정부가 들어왔다. 이번에 여당이 정권을 내줬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그 정권을 찾아올 수도 있다.

음양(陰陽)의 상대적인 것은 결국 태극(太極)이라는 하나에서 나왔고 음양(陰陽)은 하나인 태극(太極)으로 돌아간다. 모두가 같은 대한민국 사람이다. 이제 새로운 정부에서 하나 된 마음으로 세계 최고의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