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구원은 ‘월간국토’ 2021년 7월호 특집으로 ‘개발제한구역 반세기(회고와 전망)’을 낸다. 최병선은 시론에 쓴다. 개발제한구역이란 도시 주변에 고리 모양의 녹지대를 설치하고, 그 안에서의 개발행위를 엄격히 통제함으로써 도시의 외연적 팽창과 시가지의 연담화(連擔化)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고교 지리교과서와 법상식으로 그린벨트(Greenbelt)는 영국 런던이 시초다. 도시의 ‘무질서한 확장’(Urban Sprawl) 방지와 도시주변의 자연환경을 지켜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보전할 목적으로 설치한다. 지난해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지리 문제 중 ‘그린벨트’ 시행내용이 보인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금산법(禁山法)이래 1971년 7월 수도권을 시작으로 1977년 4월 전남 여수·여천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지정한다. 1특별시, 6광역시, 35시, 21군, 49구에 걸쳐 총면적 5천397㎢로서 전 국토의 5.4%를 차지했다.

현재 광주권 그린벨트 면적은 511.74㎢로 광주시 47.6%, 전라남도 52.4%다. 광산구는 123.42㎢로 광주지정면적의 50.7%이며, 구역의 55.4%이다. 동·서·남·북구는 26.88·10.94·37.75·44.64㎢로 11·4.5·15.5·18.3%이며, 구역의 54.5·22.9·61.9·37.1%이다.

전남도는 담양군이 108.5㎢로 40.5%이고, 군역의 23.5%이다. 장성·화순군은 79·41.19㎢로 29.4·15.4%이며, 군역의 15.2·5.2%이다. 나주시는 39.42㎢로 14.7%이며, 시역의 6.5%이다.

용전동 하서로변 개발제한구역 표지석(향토지리연구소,2022).

광주최초 도시개발제한구역은 1973년 1월17일 ‘건설부고시17호’에 따라 광주권 554.69(광주 267.62, 전남287.07)㎢, 26만5천599필지가 지정된다. 수도·부산·대구권 다음 네 번째다. 임야 301㎢를 비롯해 농지·도로하천·대지·잡종지 190(13만7천63필지)·46·11·6㎢이다. 세대와 인구는 21만720호·7만4천880명이고, 383개 집단취락과 6만3천동의 건축물이 해당됐다.

2018년 광주시정통계에 따르면 2017년 광주시 그린벨트 구역은 244.45㎢로 456가구 887명이 살고 있다. 지목별로는 임야 129㎢, 답 61㎢, 기타 34㎢, 전 19㎢, 대지 83㏊이다. 건물은 3천455동으로 주택·근린시설 1천401동, 농림수산업용 1천192동, 주민공동이용 235동, 학교·전기공급용 201동, 국방군사용 141동, 도로·상하수도 49동, 실외체육 6동 순이다.

한국GB역사는 도입(-1979)·유지(1980-97)·변화(1998-2007)·정착(2008-)기로 구분된다. 1998년 국정홍보처는 ‘건국50주년 개혁과 통합에 관한 조사’ 때 그린벨트 두 개항을 제시한다.

해제에 대해 일부만 해제 39%, 상당부분 해제 24%, 전면 해제 11%이고, 해제해서는 안된다는 26%에 불과했다. 규제시 정부 보상에 대한 평가에서는 보상해야 한다가 70%, 보상하지 않아야 한다 22.1%, 모르겠다 7.5%였다.

12월 헌법재판소는 개발제한구역 내 재산권 행사 제한 내용이 포함된 ‘도시계획법21조’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다. 7개 중소도시권이 친환경적 도시계획수립을 전제로 전면 해제된다. 7개 대도시권은 부분적으로 해제된다. ‘구역 불변의 원칙’을 깨고 ‘구역의 합리적 조정·활용’기조로 전환된 것이다.

2000년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제정된다. ‘집단취락지구’로 지정된 곳을 중심으로 건축규제가 완화되기 시작한다. 공공개발사업 추진 차 해제가 이어지며, 새 도시문제 가속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05년 ‘개발제한구역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말뚝’이라 불리는 개발제한구역 경계표석 디자인이 변경된다.

초기 개발제한구역 표지석(월간 국토 2021년 7월호).

지금까지 해제된 광주권 면적은 광주·전남 4천295㏊(23.99·18.96㎢)로 7.7%다. 2005년 말까지 광주시는 2천113㏊가 풀렸다.

진곡산단, 광주연구개발특구, 효천택지개발, 향등위생매립장 터에 이어 2016년 연산동 평동3차산단 115㏊가 해제된다. 최근 사례는 대촌·첨단3·충효지구다.

용전동 광주전통공예학교 건너편 그린벨트 신표지석(향토지리연구소,2022).

2017년 6월 남구 대촌동 ‘에너지밸리’ 터가 그린벨트에서 벗어난다. 국가·지방 56·94㏊ 규모 산단조성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준공되면 생산·고용유발효과는 4조원·1만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영산강 건너 평동3차산업단지와 8.3㎞ 연결도로가 내년, 광주~완도 고속도로의 교차로인 대촌IC가 2024년 개통예정이다.

첨단3지구 361.6㏊ 중 309.6㏊가 2019년 12월 개발제한구역에서 자유롭게 된다. 2021년 광주 북·광산구, 전남 장성군 남·진원면에 걸쳐 ‘인공지능(AI)중심 산업융합 직접단지’ 조성에 착수한다. 1조217억원을 투입, 2025년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 창업기업 1천개, 전문인력 5천명 포함 3만여명이 일하게 된다.

2020년 6월 북구 충효동 882번지 일원 14.4㏊가 그린벨트에서 제외된다. 작년 4월 광주도시공사는 광주생태문화마을 부지조성공사에 든다. 금년 말 주변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도시민의 휴식·여가·문화공간으로 태어날 예정이다. 무등산장 상가 이주단지를 포함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동아시아 플랫폼, 힐링촌(숙박), 경관단지, 친환경 주차장으로 꾸며진다고 한다.

우리나라 GB는 대도시 주변에 위치해 개발압력은 대단히 높은 데 반해, 강한 개발규제에 묶여서 지가는 매우 저렴하다. 광산구 삼도·본량동, 북구 건국동, 남구 대촌동 관할을 떠나 담양군 대전·고서면 땅은 92·91%가 GB로 엉거주춤한 상태다.

GB원조국가 영국은 단지개발 위한 정부 해제에 주민은 반대한단다.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면 환경가치가 높아져서 구역 내 땅값이 오히려 오르기 때문이다. 2019년 영국GB 총면적은 1만6천158㎢로 전체 토지면적의 12.4%이다. 런던을 둘러싸고 있는 GB면적은 5천91㎢에 달하며,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 면적 1천569㎢의 3.2배다.

모호한 ‘허파·생명·그린’ 구호보다 과학적이고, 실증가능 환경기준을 찾아야 한다. 개발과 보존의 공허한 논쟁을 벗어나자. 2001-2015년 주민지원사업에 광주·전남 493·661억원이 고작이다. 친환경·탄소중립적이며, 광주대도시권 문제해결에 길을 열어주는 혜안을 마련, 벨트효과가 제대로 발휘되길 바란다.

해제총량제와 같은 소극정책에서 탈피, 대전환이 요구된 시기다. 당초 전염병확산방지가 런던GB설치 취지였다는 설도 있다. 코로나극복 교훈으로 주목하면서 규제·단속 불·울화터를 그린·크린 마당으로 바꾸자.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