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필 대표

“반복되는 일상 속에 살아가는 시민들이 저희 작품을 보면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순간과 기억을 남겨드리고 싶습니다.”

Idea, Design, Thinking의 머리글자를 따, 발상을 표현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갖자는 의미를 갖는 Studio IDT의 조정필(27)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1월 광주 남구 송하동에 위치한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광주콘텐츠코리아랩(GCKL)의 미디어융합 분야 제작지원 콘텐츠 시연 행사인 ‘LIGHT in 송암:미디어파사드 쇼케이스’에서 미디어파사드 작품 ‘광주의 바다’를 선보인 조정필씨.

조씨는 바다가 없는 광주에 건물 외벽과 조명을 이용해 바다를 만들었다.

‘미디어파사드’는 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기법으로 건물 벽에 LED 등의 디스플레이를 부착해 영상을 구현하던 방식에서 한층 더 나아가 건물 벽면 전체를 디스플레이용으로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건물 외벽 재질과 크기는 물론 전시 당일 현장 날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씨는 “지난 ‘LIGHT in 송암:미디어파사드 쇼케이스’를 진행한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건물 규모가 지금껏 해 온 전시 중 가장 크기도 했고 벽면이 유리로 돼 작품이 잘 보일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당시 심정을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 도중 입찰이 연기되고 전시 일정마저 미뤄지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전시 당일이 됐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낮까지 비가 계속 내려 전시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했다고 한다.

불행 중 다행히 전시는 일정대로 진행됐다. 이날 관객들은 광주CGI센터 야외 계단 및 건물 외벽에 시연된 콘텐츠와 조형물을 이용한 퍼포먼스를 보며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관람객 김모(26)씨는 “미디어파사드 작품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전시를 보며 관심이 생겼고 앞으로도 찾아보게 될 것 같다”며 “바다가 없는 광주에서 잠깐이나마 정말 바다에 온 것만 같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씨는 “우려했던 것보다 작품이 잘 표현돼 관객들이 만족하셨던 것 같다”며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는 순간을 선사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를 구상·제작해 많은 사람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Studio IDT는 지난 2020년 광주 동구 동명동을 주제로 한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아트 전시, 2021년 울산 미디어파사드 전시 이외에도 영상 콘텐츠 제작을 통해 광주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광주·전남지역 축제와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를 널리 알리고 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