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전망대에서 광주 시가지를 내려다보면 불규칙적으로 조성되어가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보자면 답답함이 다가온다. 도시 철학에 대한 의견수렴이 함께하지 못함과 함께 엉성히 조성되는 콘크리트 덩어리, 그리고 도심을 관통하는 대로가 소통의 바로미터인양, 의미 없이 팽창을 꾀하는 광주는 소멸을 향해 달려가는 듯이 보인다. 지속 발전 가능한 도시로 뽑는 세계 유수의 도시는 조금은 불편을 머금고, 도시 안에 담긴 매력을 사회 구성원이 오롯이 생산하고 공유하고 소비 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매력은 도시를 살아 움직이게 하고, 발전하게 하는 근원이 되고 있다.

도시의 매력, 그리고 그것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우리는 문화, 문화공간이라 한다. 이러한 문화는 작금의 시대, 도시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마치 우리에게 꼭 있어야 하는‘밥’이라 할 수 있다. 걷고 싶은 도시 읽고 싶은 도시인 레저블시티, 과연 광주의 현재는 어떠한가?

요즘 선거를 앞두고 광주의 정책 입안자들과 정치인들은 되풀이되는 물질적 업적과 장밋빛 미래를 보기 좋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또다시 표의 논리로 성과를 오래 두고 지켜봐야 하는 문화에 대한 의견은 그저 변방의 소리로 취급된다. ‘문화는 밥이다.’ 문화는 작금의 시대, 세계를 이끌어가는 동력이며 세계의 유수 도시들은 문화 도시라 표방하며 자신들의 공간을 가꾸어 나아간다. 차가 다니는 길을 걷게 하고, 시민들이 도시를 걸으며 읽을 수 있게, 볼 수 있게, 느낄 수 있게 한다. 걷다가 광장에서 쉼을 가지고 그곳에서 다양한 이들과 서로의 다름을 공감하고 토론하며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 그 광장 안에는 철학과 예술이 살아 숨 쉰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난장을 이곳에서 펼치며 부족한 표현 공간을 도시 전체에 확대해 간다. 철학가와 도시의 스피커들은 사회 전반의 모습을 바라보고 인문학적 견지에서 도시 안에 행복 지도를 그려간다. 골목과 골목 사이에 있는 광장은 그곳에서 사는 사회 구성원에게 쉼의 공간이며, 새로운 힘을 얻는 치유의 장소이다. 그리고 찾아오는 외지인에게는 낭만을 채우는 공간 그 도시만이 가지는 특별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 된다.

광주는 양림동과 동명동을 제외하고는 걸을 수 있는 문화마을을 만나기 어렵고 도심과 마을 곳곳에 담론을 담고 즐거움을 공유할 광장이 부족하다. 광주는 편의성에 의해 광장이 차로 채워지고, 공간을 아파트가 점령하고 있다. 그나마 잘 조성되어 있다는 김대중 센터 앞과 아시아 문화전당 앞 광장은 시설과 규모의 면으로 훌륭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부족으로 인해 광장은 썰렁하기만 하다. 광주는 문화 도시라기보다 문화 도시를 지향하고픈 도시로 보인다.

포항, 순천, 경주는 인구 30만에서 60만 정도의 중소 도시이다. 요즘 이러한 중소 도시들에게 펜데믹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생동감이 느껴진다. 이는 도시가 가진 매력이 그들을 이끌었으며 이것이 선순환하며 도시에 활력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가는 곳마다 황량함이 느껴지는 인구 150만에 육박하는 광주는 매력이 없다는 것일까? 아니다 광주는 매력이 넘쳐난다. 무등산이라는 자연이 도심 근처에 있고 5.18등 시대를 이끈 역사문화와 정신이 함께하며 곳곳에 미각을 유혹하는 맛의 도시이다. 그럼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언젠가부터 광주 도심을 걸으며 이질적인 스카라인 형성으로 인해 상징인 무등산을 자주 볼 수 없게 되었다. 문화의 힘을 인지하지 못하고 광주의 매력을 발견하지 못하는 소프트웨어 부족은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광주는 변화되어야 한다. 이제 더이상 도심 경관 훼손 없이 아름다움을 지키고 골목마다 가지는 매력과 다양함, 그리고 함께 즐기고 쉴 수 있는 공감의 장소를 도시 곳곳에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광주는 문화로 덧입혀져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제 광주의 정책 입안자, 사회 구성원 모두 문화로 상생하는 비전을 통해 행복과 감동이 가득한 광주 만들기에 뜻을 모아 나아가길 제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