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상서로운 검은 호랑이의 해다. 말 뜻대로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이 있다. 코로나19로 지난 2년 국민 모두 힘들었기에 새해에 대한 바람은 더욱 간절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특별방역과 함께 맞았어도 일상회복의 희망은 가까이에 다가섰다. 전염력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맹위를 떨친다 해도 말이다. 위드코로나를 가능케 했던 예방 백신이 널리 보급됐고 이젠 먹는 치료약의 개발까지 그 끝은 멀지 않은 게다. 조심스럽게 ‘게임 체인저’를 기대한다.

인류의 역사는 무수한 질병과의 전쟁을 토대로 발전해왔다. 우한폐렴으로 시작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도 마찬가지다.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ICT)은 물리적으로 단절된 사람과 사람을 초연결 사회로 이끌었다. ‘메타버스’는 가장 강력한 글로벌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대한민국은 통신과 인터넷, 게임, 플랫폼, 디바이스 등 IT 전 분야를 아울러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강국으로 부상할 채비다. 지금처럼 코로나 팬데믹 대응에서, 비대면 문화와 디지털화에서 차기 정부의 역할은 막중하다. 낮고 겸손하게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지도자가 나오길 염원한다.

3개월도 안되는 간격으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이어지는 올해는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변곡점이다. 국가와 지방의 대전환을 앞둔 시기, 올바른 선택을 위한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3월9일 대선은 진보와 보수 진영이 총결집하며 제 1·2당 양강의 흐름이나 누구도 확실한 대세를 잡지 못한 혼전이다. 특히 가족 리스크, 사법 리스크에 갇힌 역대급 비호감으로 예측불허다. 앞으론 정책과 비전을 치열하게 고민해 제시하는 것이 먼저다. 유권자의 명령이다. 사생활의 문제는 있는 그대로 사실을 해명하면 된다. 판단은 국민이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앞서 나가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격차는 미미하다. 여기에 3지대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꾸준한 상승세여서 다크호스로 주목받는다. 정의당 심상정, 새로운 물결 김동연 후보도 코로나 민생 대책을 1공약으로 내걸어 틈새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승패의 열쇠는 호남이 쥐고 있다.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정권 재창출이냐, 지지율 상승에 따른 정권 교체냐다. ‘박근혜 탄핵’ 이후 5년 만이다. 정치사의 고비 고비마다 중요 역할을 해온 호남이 이번에도 명운을 가를 것이다. 제 정당이 공을 들이는 이유다.

대선에 밀려 상대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한 6월1일 지방선거도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민주당의 텃밭 광주·전남 역시 대선 기여도에 따라 후보들 간 명암이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 속에 당내 경선 구도가 주목된다.

광주시장은 이용섭 시장에 맞서 권토중래를 꿈꾸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삼성 고졸 신화의 양향자(서을) 국회의원, 젊은 기수론을 앞세운 정준호 변호사, 김해경 남부대 초빙교수는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민형배(광산갑)·이형석(북을) 의원, 문인 북구청장도 거론되고 있다.

전남지사는 김영록 지사의 독주 체제로 굳혀지는 양상 속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3선의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국회의원의 출마 여부가 관심사다. 신정훈(나주·화순), 서삼석(영암·무안·신안), 김승남(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진보당이 일찌감치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선거에 나설 김주업, 민점기 후보를 결정한 데 이어 국민의힘과 정의당 등 야당이 내세울 후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무주공산 광주시교육감은 10여명의 후보가 자천타천 난립 양상으로 압도적 인지도를 보이는 인물이 없는 만큼 색채가 비슷한 입지자 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정선 광주교대 전 총장, 최영태 전 전남대 인문학장, 강동완 전 조선대 총장, 이정재 전 광주교대 총장, 김홍식 전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 박주정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정송홍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 김선호 전 동아여중 관선 이사장, 지병문 전 전남대 총장, 정희곤 전 교육의원 등이 뛰고 있다.

전남도교육감은 장석웅 교육감에 맞서 장만채 전 교육감의 비서실장 출신 김대중 전남교육자치플랫폼 대표와 김동환 광주전남미래교육희망포럼 대표가 출사표를 던졌다.

대선과 지선이 한 해에 치러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 따라 인사권 독립을 실현한 지방의회의 위상도 강화되는 원년으로 진정한 자치분권의 기틀을 다지는 중대한 선거라 할 수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모든 계층을 포용하는 통합의 정치를 약속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대도약의 전기를 만들겠다며 한 목소리다. 그래서 광주·전남의 경우 제1 공약으로 군공항 문제를 제안한다. 지난 2016년 국방부 타당성 결과 발표 이후 5년이 됐지만 예비이전후보지 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있는 현안이다. 국가 영공수호를 위한 국방시설, 국가 주도로 추진해야 함이 마땅하다. 차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하고, 민선 8기 광주시와 전남도 또한 반드시 풀어야 한다.

2022년 임인(壬寅)년은 흑호의 해다. 임(壬)이 방위상으론 북쪽, 흑(黑)색을 의미해서라고 한다. 호랑이는 매우 강인하면서 친근한 이미지다. 신령한 동물이다. 한국 호랑이는 다소 체구는 작아도 단단하고 용맹하다. 조선시대엔 새해 기쁜 일을 기리고, 재앙을 막기 위한 뜻으로 그림을 신하들에게 하사하기도 했다. 단군신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두 번의 국내 올림픽에 마스코트로 지정된데서 알 수 있듯 우리 민족의 오랜 수호신으로 깊은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의 혁신적 변화와 역동성을 기대해 본다.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를 맞는 지자체의 각오가 남달라야 한다. 호랑이 등에 올라타 호령하는 리더를 제대로 뽑아야 하는 것이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깊은 골로/ 대한짐승이 내려온다.’(이날치밴드의 첫 소절)

코로나 바이러스는 여전히 기승이다. 더 애쓰고 수고로움이 따를 수 있다. 어지러운 세상, 난세(亂世)라 하나 영웅의 출현을 원하는 것은 어리석음이다. 시민들의 정치 수준은 제법 높다. 자기 말, 자신의 주장만 앞세우지 않고,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정직하고 유능한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본보는 시도민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로 코로나와 정치의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루지 못한 소망을 성취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호랑이의 복된 기운을 품기를 바란다.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