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년 6·1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에서 ‘청년·여성 경쟁 선거구’를 지정한 것과 관련해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참여를 확대하는 전략적 차원이라고 하나 사회의 화두인 공정에 반한 결정이라는 여론과 함께 공식 이의 제기를 신청한 사례까지 반발의 강도가 거세지는 양상이다.

광주시당 지방선거기획단은 30% 이상 청년 공천 방침을 정하고 광역의원 20곳 선거구 가운데 4곳을 전격 발표했다. 서구 제3선거구·북구 제2선거구·북구 제5선거구·광산구 제4선거구가 대상이며, ‘여성 경쟁 선거구’로는 동구 제2선거구·서구 제2선거구·북구 제6선거구·광산구 제1선거구 등 역시 4곳을 특정했다. 당장 현역은 물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입지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서구 3선거구 현역인 송형일 시의원은 명확한 기준과 이유 등 사전 설명도 없이 발표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즉각적인 철회를 압박하며 법률적인 대응까지 거론했다. 송 의원의 주장대로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피선거권)을 박탈당하는 것으로 분명 잘못된 처사다. 유권자들도 피해의 당사자이긴 마찬가지다. 해당 선거구 주민은 선택권을 제한당하게 된다.

민주당은 핵심 지지기반인 광주에서 다분히 실험적인 공천을 추진하고 있다. 광역의원의 경우 40%를 청년과 여성 선거구로 선정한 것인데, 이는 ‘공천=당선’을 전제로 한 중대한 착각이자 오만으로 보인다. 단순한 강제 할당을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껏 민주당에 전석을 몰아줄 정도로 전폭적으로 지지해온 만큼 시민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다뤄져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모름지기 선거의 기본 원칙은 기회의 보장이다. 그래서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심히 훼손하는 특정인을 내리꽂는 전략공천에 비판이 쏟아졌던 것 아닌가. 민주당은 자기사람 심기, 줄 세우기식 구태를 이제는 청산해야 한다는 강력한 혁신의 요구와도 배치되는 결정인지 자문해봐야 한다. 청년과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 명분에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해법으론 부족했다. 정당의 공천이 고유권한이라면 신중했어야 한다. 아쉬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