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 머리에 과학기술이 있는가?

‘대선주자들의 행보에서는 과학기술이 보이지 않습니다. 과학기술의 편린 조차 찾을 수 없어 실망을 금할 수 없고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지난달 11월16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6개 주요 과학기술 단체가 시대적 요구와 과학기술인들의 뜻을 모아 주요 정당과 그 후보들에게 ‘대전환의 시대에 과학기술 중심국가 비전을 제시해주실 것’을 요청하는 성명서에 나온 말이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 과학계를 총망라 한 것이다. 성명서 전체는 짧지만 절박했다. 그러나 지금 후보와 정당들에서 과학계의 절박한 호소에 상응하는 시원한 응답이 없다.

과학기술의 미래가 나오기는커녕 후보와 가족들 과거의 일로 지저분한 난장 선거만 계속되고 있다.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는 대선의 결과는 암울한 우리나라의 앞날을 예고하는 것과 다름없다.

박정희 정권 때 과학기술은 연구보다 산업기술 인력을 키워내는 역할을 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의외로 과학기술을 강조하고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 김대중 대통령은 정보통신벤처를 키워내며 IT강국 대한민국을 만들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과학기술 연구개발예산 증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 등 과학기술 중심국가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과학기술에 무능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는 4차산업혁명 대응과 디지털뉴딜에 집중 중간정도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사이 미국 중국간 과학기술 패권 경쟁이 무서울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 과학기술은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변화로 그 어느 시대보다 중요하게 요청되고 있다.

그런데 대선후보들에게 과학기술이 보이지 않다니!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지난 14일 청소년기후행동이 공개한 기후 위기 대응 대선후보 공약 점검 결과는 이재명 1점 윤석열 0.5점 안철수 0.3점 김재연 3.7점이었다.

지난달 과학기술 관련 기업 CEO 2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대선후보 과학기술 평가는 부정 79% 긍정 21%였다.

이재명 후보는 디지털과 정보통신 대전환 등 첨단과학 기술에 대해 분명한 정책을 갖고 있긴 하지만 부차적 순위이며, 윤석열 후보는 첨단과학 기후변화 등에 무지를 드러냈고, 과학기술을 제일 앞세우는 안철수 후보는 오히려 편향적이고 실현 가능성도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론과 평가는 대선후보와 정당들이 대전환 시대의 핵심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정책을 중심적으로 내세우는 데 보다 적극적이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대선 후보들의 호남방문 일정만 해도 그렇다. 과학기술인과 대화를 갖거나 주요 과학기술 기관을 방문하는 사례가 없다시피 했다.

아마도 지역정치인 중 과학기술 관련 인사가 극히 적고 정치 행정 분야 인사 비중이 높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회의원 단체장들의 사고에 과학기술에 없는데 후보의 정책과 일정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그러나 무엇보다 후보 자체의 인식이 중요하다.

안타깝고 잘못된 것이다. 그리해서 어떻게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열 것인가.

광주과학기술원은 김영삼 정부, 광주광산업은 김대중 정부, 나로우주센터는 노무현 정부, 에너지공대 광주AI는 문재인 정부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는데 과연 다음 정부에서 광주전남에 지역의 미래를 열 무슨 과학기술이 만들어질 것인가 걱정스럽다.

대통령 후보와 정당은 과학기술 인식부터 대전환해야 한다. 과학기술 중심국가의 비전, 과학기술 기반 지역발전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미래 대안에 진정한 표심이 있다.

이재명 후보부터 선두 주자(first mover)로 선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