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애 시인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도’ 시사집 출간
‘비’,‘ 바람’ 등 소재로 한 시·사진 작품 다수 선봬
희망과 위로 전하고 굴절된 삶 형태 담아내기도
진한 미술관서 20일 출판기념회·31일까지 전시전
비바람에 실어 보내는 지친 일상 속 아픔들
희망과 위로 전하고 굴절된 삶 형태 담아내기도
진한 미술관서 20일 출판기념회·31일까지 전시전
비바람에 실어 보내는 지친 일상 속 아픔들
- 재생 준비중
2021. 12. 19(일) 18:38 가+가-
비 오는 거리를 걷다 보면 보이지 않는 세상이 보인다. 빗방울 속에도 저마다 아우성이 마주하고 있다. 한 쪽 눈을 슬며시 감으며 어깨에 매달린 친구를 안는다. 듬직한 그를 보며 만지작거린 손놀림이 바쁘기만 하다. 설렘 가득한 순간이다. 우리는 어느새 말 없이 수년간 같은 길을 걸으며 함께하고 있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다. 때로는 비와 동행하며 흐릿한 날도 있었다가 금방 맑아지고 시린 바람 어깨에 감싸며 동무처럼 안아주기도 한다. 삶 속에서 물방울 업고 힘겨운 시간 보내다가도 아름다운 무지갯빛 타고 힘차게 가기도 한다.
순수한 감성과 감각으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굴절된 삶의 형태를 표현한 정순애 작가의 시집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도’(그린기획刊)가 출간됐다.
‘비’를 소재로 찍어낸 사진과 시 등을 모아 펴낸 작가의 첫번째 시집이다. 총 4부 91편의 시와 55장의 사진으로 구성돼있다.
“이번 시집은 ‘비’가 주된 시상이에요. 비가 오기 전 바람 부는 풍경이나 비바람 치는 모습, 그리고 비 내린 후 햇볕을 쬐는 물방울, 이슬 맺힌 꽃과 풀, 비바람에 흔들리는 것들을 다뤘어요. 이 모두는 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느낌들을 시로 담아내려 했죠.”
작가는 20여년 동안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흔치 않은 소재인 ‘비’를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사진과 시를 연계한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15년 전입니다. 오랜 시간 비와 함께 하다보니 제가 찍은 사진에 마음을 담아 글로 써보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차곡차곡 모아온 시와 사진들로 한 권의 시집을 펴내게 됐습니다.”
몇 년 전 건강 문제로 암 수술을 세 번이나 받은 작가에게 ‘비’는 삶의 굴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 년 넘게 입원해 있으면서 쓴 글들이 참 많아요. 내 마음 속 찾아온 삶의 고난들을 바람이나 비에 비유하기도 했죠.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어오면서 삶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비라는 소재를 통해 다른 세상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와 동시에 ‘비’는 작가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흔히들 ‘비’라는 소재를 우울하고 어두운 것이라 여기잖아요. 하지만 ‘비’는 무엇보다 밝고 활기찬 존재예요. 빗소리를 들으며 아침에 깨는 모습이라든가 비 온 뒤 생겨난 무지개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요. 일반적인 편견에 쌓인 ‘비’와는 다른 느낌으로 해석해보려 했죠.”
비에 애정을 갖고 있는 작가임에도 비와 ‘함께’하는 작업은 쉽지만은 않았다.
“어떤 특정한 장면을 포착하기까지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어요. 깜깜한 새벽 집에서 나서 몇 시간이고 라이트를 켠 채 사진 찍기도 하고, 원하는 결과물을 위해 여섯 시간 동안 한 자리에서 기다렸던 적도 있어요.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정말 뿌듯하고 소중한 작품을 얻게 됐습니다.”
작가가 이번 시집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소박하지만 강렬하다.
“코로나로 암울한 시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그리고 시 구절들이 편안히 와 닿았으면 좋겠어요. 어느 누가 읽기에도 편하고 정겹게 느껴지도록요. 그리고 마음 속 청명함을 느끼길 바라요. ‘비’라는 소재가 마냥 우울하고 축 처지는 게 아니라 기쁨을 주는 그런 의미라는 걸요.”
이렇게 만들어온 그간의 결과물들은 작가의 개인전 및 출판기념회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오는 31일까지 동구 진한미술관(동구 중앙로 196번길 14)에서 시사진 작품 전시전이 열리며, 같은 장소에서 20일 오후 6시 시낭송 퍼포먼스가 함께 하는 출판기념회가 예정돼 있다.
‘비’를 통해 인생의 굴절을 이야기한 작가는 다음 작업 소재로 ‘길’을 다뤄보고 싶다고 했다.
“이때껏 ‘비’를 소재로 나만의 독특한 작품 활동을 이끌어 왔다면 이제는 ‘길’을 이야기해볼까 해요. 구불구불 곡선 길, 쭉 뻗은 직선 길, 산길, 꽃길 등 여러 종류의 길들이 있잖아요. 이러한 길을 각양각색의 우리네 삶에 비유해 보는 거죠.”
그는 앞으로의 작업에도 혼을 담은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사진 뿐만 아니라 글에도 본인만의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감정에만 치우치기보단 자신만의 특색을 지닌 주제를 설정하면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사람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고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진과 글 작업들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
‘비’를 소재로 찍어낸 사진과 시 등을 모아 펴낸 작가의 첫번째 시집이다. 총 4부 91편의 시와 55장의 사진으로 구성돼있다.
“이번 시집은 ‘비’가 주된 시상이에요. 비가 오기 전 바람 부는 풍경이나 비바람 치는 모습, 그리고 비 내린 후 햇볕을 쬐는 물방울, 이슬 맺힌 꽃과 풀, 비바람에 흔들리는 것들을 다뤘어요. 이 모두는 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느낌들을 시로 담아내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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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애 작가 |
“사진과 시를 연계한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15년 전입니다. 오랜 시간 비와 함께 하다보니 제가 찍은 사진에 마음을 담아 글로 써보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차곡차곡 모아온 시와 사진들로 한 권의 시집을 펴내게 됐습니다.”
몇 년 전 건강 문제로 암 수술을 세 번이나 받은 작가에게 ‘비’는 삶의 굴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 년 넘게 입원해 있으면서 쓴 글들이 참 많아요. 내 마음 속 찾아온 삶의 고난들을 바람이나 비에 비유하기도 했죠.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어오면서 삶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비라는 소재를 통해 다른 세상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와 동시에 ‘비’는 작가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흔히들 ‘비’라는 소재를 우울하고 어두운 것이라 여기잖아요. 하지만 ‘비’는 무엇보다 밝고 활기찬 존재예요. 빗소리를 들으며 아침에 깨는 모습이라든가 비 온 뒤 생겨난 무지개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요. 일반적인 편견에 쌓인 ‘비’와는 다른 느낌으로 해석해보려 했죠.”
비에 애정을 갖고 있는 작가임에도 비와 ‘함께’하는 작업은 쉽지만은 않았다.
“어떤 특정한 장면을 포착하기까지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어요. 깜깜한 새벽 집에서 나서 몇 시간이고 라이트를 켠 채 사진 찍기도 하고, 원하는 결과물을 위해 여섯 시간 동안 한 자리에서 기다렸던 적도 있어요.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정말 뿌듯하고 소중한 작품을 얻게 됐습니다.”
작가가 이번 시집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소박하지만 강렬하다.
“코로나로 암울한 시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그리고 시 구절들이 편안히 와 닿았으면 좋겠어요. 어느 누가 읽기에도 편하고 정겹게 느껴지도록요. 그리고 마음 속 청명함을 느끼길 바라요. ‘비’라는 소재가 마냥 우울하고 축 처지는 게 아니라 기쁨을 주는 그런 의미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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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들어온 그간의 결과물들은 작가의 개인전 및 출판기념회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오는 31일까지 동구 진한미술관(동구 중앙로 196번길 14)에서 시사진 작품 전시전이 열리며, 같은 장소에서 20일 오후 6시 시낭송 퍼포먼스가 함께 하는 출판기념회가 예정돼 있다.
‘비’를 통해 인생의 굴절을 이야기한 작가는 다음 작업 소재로 ‘길’을 다뤄보고 싶다고 했다.
“이때껏 ‘비’를 소재로 나만의 독특한 작품 활동을 이끌어 왔다면 이제는 ‘길’을 이야기해볼까 해요. 구불구불 곡선 길, 쭉 뻗은 직선 길, 산길, 꽃길 등 여러 종류의 길들이 있잖아요. 이러한 길을 각양각색의 우리네 삶에 비유해 보는 거죠.”
그는 앞으로의 작업에도 혼을 담은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사진 뿐만 아니라 글에도 본인만의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감정에만 치우치기보단 자신만의 특색을 지닌 주제를 설정하면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사람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고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진과 글 작업들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