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출신 현직 KBS PD가 고향에 대한 향수와 해남을 알리는 자전적 에세이집을 내 화제다.

저자인 김병진 PD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대흥사를 품은 두륜산 뒤 용동마을에서 태어나 해남중학교를 졸업했다.

이번 에세이 집에서는 두메산골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신박한 이야기와 고향에 대한 애정, 자취를 하면서 중학교 시절을 보냈던 애환을 담백하고도 진솔하게 그리고 있다.

지난 10월 말 출간된 ‘PD가 된 땅끝 소년’은 ‘소 이야기’, ‘남포등과 호롱불’, ‘싸리비’ 등 총 40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가운데 30편은 유년시절 이야기로 소제목만 들어도 고향과 옛 친구가 떠오를 정도로 정감이 느껴진다.

‘오뉴월 보리 치기’, ‘이삭줍기’ 등에서는 힘든 농사일에 대한 소년의 소회가 잘 드러나 있다. 또 ‘봄이 오는 해남 산골 풍경’에서는 고향 해남의 이른 봄 풍경을 산뜻하고 경쾌하게 묘사했고, ‘해남 물감자’편에서는 우리 고장 해남의 특산물인 해남 고구마를 정겹고도 맛깔나게 표현했다.

나머지 10편은 산골을 벗어나 본 적 없던 소년이 읍내 중학교에 진학하며 겪은 문화적 충격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솔직한 언어로 실감나게 적었다.

그 중 자취 이야기는 아직은 어린 중학생이 나뭇불을 때가며 밥을 하고, 한겨울 추운 방에서 떨면서 잠을 자면서 불량 학생에게 고통 당하는 삶의 애환을 잘 보여주고 있다.

김 PD는 “산골 생활을 전혀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말이 아닌 글을 통해 있는 그대로 알려주고 싶었다”며 “글을 쓰면서 수없이 울고 웃었다. 비슷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주고, 그렇지 못한 젊은이들이나 도시인들에게는 원시에 가까운 전원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PD는 2021년 한국수필 10월호에 ‘돼지 이야기’, ‘초가집’으로 신인상을 받으며 수필가로 등단했다. KBS 1라디오 부장 재직 시절인 지난 2014년 8월에는 고산 윤선도 유적지 녹우당 사랑채 마당에서 해남의 인문 정신을 내용으로 ‘이주향의 인문학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뉴욕 라디오 페스티벌 다큐멘터리 부문 동상을 비롯해 한국방송프로듀서협회 올해의 PD상(작품상) 등 프로그램과 관련한 주요한 상을 받았으며 교육부장관표창, 대한민국나눔대상 국가인권위원장표창, 도전한국인대상, 상명언론인상을 수상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