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도심공원 공중화장실이 관리 부실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하나뿐인 변기가 파손됐어도 대안이나 수리 기간 공지 없이 방치된 곳이 있는가 하면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의 변기 시트와 등받이가 바닥에 널부러졌어도 상태 ‘양호’로 점검돼 실질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13일 오전 광주 북구 용봉동부어린이공원.

이른 아침부터 공원 정자에서 이웃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각종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인근 주민들로 북적였다.

또 보행보조기에 의지한 채 걷다가 힘에 부치는지 잠시 벤치에 앉아 쉬어가는 어르신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곳 공원이 인근 주민들이 애용하는 곳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자나 운동기구 등 각종 시설물의 정비·관리가 양호한 것과는 달리 공중화장실 상태는 그렇지 못했다.

한 남성 노인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화장실로 향했지만 하나뿐인 대변기가 파손된 채 방치된 탓에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인근 주민들은 입을 모아 파손된 지 한 참 지난 변기가 별다른 대책과 명확한 보수 기간 없이 방치돼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주민 임모(62)씨는 “지병이 있어 화장실을 자주 다니는데 밖에 나오면 공중화장실을 찾기 힘들어 이곳을 주로 이용해왔는데 며칠째 보수가 이뤄지지 않아 외출마저 꺼리고 있다”며 “한 칸밖에 없는 화장실이면 이용객들의 불편을 생각해서라도 빠르게 조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날 오후 찾은 남구 사직동 광주공원 공중화장실은 광주시 푸른도시사업소가 직접 관리하는 곳임에도 불구, 관리 상태는 미흡했다.

화장실 내부에 부착된 일일점검표에 시설물 및 청소관리 상태가 모두 ‘양호’로 표시됐으나 정작 대변기 상태는 지저분했다.

이음매가 부서져 대변기 시트가 고정되지 않은 채 들썩거렸고 등받이는 아예 떨어져 나간 채로 바닥에 널부러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이곳은 인근 공원 내 다른 공용화장실과 달리 높은 계단을 오를 필요가 없고 몸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장애인 보조 손잡이 등이 설치돼 전동휠체어나 지팡이를 이끌고 다니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그러나 관리 부실로 실제 사용이 어려워 이날 시민들은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시민 오모(58)씨는 “매일 점검을 진행한다고 표시돼있는데 (이러한) 화장실 상태를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간단한 보수작업이 안 돼 전동휠체어를 이끌고 공원 꼭대기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푸른도시사업소 공원운영과 관계자는 14일 “매일 아침마다 화장실 청소 및 시설물 정비 상태를 확인해 파손된 기물 현황 등을 정기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광주공원 화장실 내 파손된 변기는 금일 아침 파악해 현재 수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