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브리태니커 신안출신 김환기 도록을 지녔다. 점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시공좌표, 바로 지리였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환기미술관과 안좌면 읍동 955번지 고택에 가고 싶다. “아름답고 즐거워 보이기만 하는 환상의 세계에는 화려한 슬픔의 숨결 같은 것이 조용히 넘나드는 느낌이었다” 고흥 점암성주생 천경자 정(靜1955)에 대한 최순우의 평이다.

광주 시내 미술관은 광주시립미술관을 포함 14곳 53실 5천733평으로 공립 4곳과 사립 8곳, 대학 2곳으로 나뉜다. 화랑은 5·18기념문화관 전시실을 비롯해 62개소로 시·구운영 갤러리 14개, 기업운영갤러리 8개, 상업화랑 41개가 있다.

광주시립미술관.(향토지리연구소,2021)

광주 최초 미술관은 1974년 9월25일 전일빌딩 2층에 개관한 ‘전일미술관’으로 57평, 전시벽면길이 292m였다. 허백련 고서화 84점이 전시되고, 각 60개의 스포트라이트와 형광등도 설치됐다. 1976년 5층, 1978년 삼양빌딩 3층, 1984년 전일빌딩 3층으로 돌아와 1988년 김남중의 호를 딴 남봉(南鳳)문화재단 설립과 함께 ‘남봉미술관’으로 개칭한다. 오지호 회고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30점을 포함 ‘가을풍경’과 더불어 79점이 게시돼 5만여명이 줄을 이었다.

증심사 아래 의재(毅齋)미술관은 20세기 초 자연녹지지역 1천824평에 선다. 지하1층 지상2층 478평,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설계자는 조성룡·김종규이고, 삼능건설이 지었다. 20년 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은 건물은 리모텔링을 거쳐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허백련 산실은 학예연구실, 차문화교실(삼애헌), 전시관(세미나실·수장고)으로 구성돼 있다.

1936년 남동 144번지 103평과 1946년 호남동 55·56번지 77·18평이 허행민 소유가 된다. 운림동 85·86번지 논 491·696평은 증심사 터였다가 1940년말 삼애학원 농업기술학교와 축사(문향각)가 들어섰고, 산138-141·61번지일대 오사끼(尾崎市藏) 차밭을 안았다.

춘설헌과 의재묘가 위치한 산151·156번지 10만여평은 1949·1950년 최석지·현준호로부터 허백련과 삼애학회로 이전된다. 소태동 751번지 논 586평도 1964년 허백년 지가 된다. 진도(珍島)사람이 광주에서 1938년 연진회를 만들고, 광복후 무등벽계 의도인(毅道人)으로 자임한다.

광주시는 1960년대 광주공원 박물관과 황금동 학생회관에 미술전시관을 뒀다. 전문 광주시립미술관 조직, 출발은 1992년 운암동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다. 국내 지역 공립미술관 중 최초였다.

2007년 현 위치인 중외공원 안 운암동 164번지로 새로 지어 옮겼다. 남광건설이 시공한 지하1층 지상3층, 건축연면적 4천평 본관에는 어린이관을 포함 7개 전시실 883평, 학예연구실, 수장고, 강당, 세미나실, 도서실, 전통다과점이 들어있다.

1995년 용봉동 산149번지에 지상3층2동 4천평 비엔날레관, 4개실 2천657평 전시실과 상설자료관(카페)이 마련된다. 제1회 광주비엔날레 ‘경계를 넘어’에는 50개국 92명이 참여했고, 163만명이 관람했다.

2003년 금남로2가 옛 동구청2층에 금남로분관 132평을 설치해 2011년부터 한국미협광주지회에서 운영하고 있다. 2008년 농성동 311번지에 상록전시관이 개원한다. 1981년 건립된 전남지사공관에 2층 5실 406평 전시실을 꾸며, 하정웅미술관으로 명했다. 2016년 하서로 문예회관에 156평 크기로 사진전시관이 개소한다.

현재 광주시립미술관 소장품은 회화 2천188점을 비롯한 5천266점으로 전국 지역미술관 중 최고수준이다. 이중 영암출신 재일교포 하정웅이 기증한 소장품이 2천603점 정도다. 하명예관장 컬렉션은 피카소와 샤갈과 같은 해외 유명작가와 재일작가의 작품도 포함한다. 체험형 학습과 놀이중심, 어린이미술관은 전국 국공립미술관 중 최초였다. 현재 직원은 본관 74명, 분관 12명이며 연구사는 10명이다.

이강하미술관.(향토지리연구소,2021)

양림미술관.(향토지리연구소,2021)

금봉미술관.(향토지리연구소,2011)

공립미술관으로 2015년 각화동 586번지 시와마을에 박행보의 금봉미술관이 설립된다. 양림동 108번지에 2012년 양림미술관, 258번지에 2018년 이강하미술관이 등장한다. 옛 양림동사무소를 리모델링한 문화특구 남구 최초 구립미술관에는 이화백 작업실이 재현돼 있다.

1989년 조선대학교 부설 전시공간으로 미술대학 2층 350여평 미술관이 개관한다. 원형건물에 10개 전시실이 연결돼 있다. 김보현·실비아올드 작품 60평 상설관은 2011년 본관으로 옮겼다. 하정웅과 김영태 동문 기증작이 더해지면서 분립한다. 조대 예술과는 1946년, 전대 미술교육과는 1974년, 호대 미술과는 1982년 설치된다. 2019년 광주대학교 극기관1층에 100평 남짓 호심미술관을 개원한다. 금년 봄 ‘생명의 땅’ 다큐멘타리 사진전이 열렸다.

무등산 증심사로 가는 길목에 1999년 우제길미술관, 2007년 정송규 무등현대미술관, 2008년 국중효·윤영월 국윤미술관, 2018년 김도영 드영미술관이 들어선다. 2015년 대인동 제봉로변 주안미술관은 박호영이 지하에 꾸민 갤러리로 조각가 이종희가 운영을 맡고 있다. 2017년 서동 97번지 중앙로가 소암미술관은 양동호가 관장이다.

2010년 대의동 보성건설 건물에 은암미술관이 개소한다. 채종기 관장은 2017년 11월 ‘오센집의 추억’전을 마련한다. 1950년말-1970년초 광주지역 비구상 미술인들의 아지트였던 오센집과 ‘삼바가라쓰(3마리의 까마귀)’라 불리던 양수아, 배동신, 강용은을 회상하는 전시였다.

금남로2가 15·16번지가 1962년 대의동 83번지에 주소를 둔 오상채가 주인이 된다. 보성겸백출신 사과주파 양의 ‘빨간마후라’를 선창으로 맥주파 배, 소주파 강의 화음과 그림논쟁이 이어졌다고 전한다.

사직동 광주공원 일원에 정면 5칸, 측면 4칸, 팔작지붕, 중층누각 형태의 희경루 중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1546년 과거에 급제한 광주목사 최응룡이 시험에 합격한 동기생들을 1567년 희경루에 초청, 연회를 베푼 장면을 그린 ‘희경루 방회도’(동국대·보물)가 바탕이다.

의재미술관.(향토지리연구소,2021)

1635년 소쇄원도와 1876년 성산계류탁열도, 1872년 광주목지도(규장각)와 19세기 무등산도(영남대)는 그림이다. 당시 시공간을 담은 역사화다. 박은용 청옥동 풍경(1982), 이강하 무등의 아침(1994), 하성흡 1980.5.21. 발포(2017), 김경주 새들은 무등의 새벽을 깨우고(2020)도 우리시대 담화다.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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