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세기 사실주의 오페라 중 가장 사랑을 받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 등장하는 스페인의 세비야, 무대 위 여주인공 카르멘과 함께 한 군중들이 캐스터네츠와 짝짝짝 열정의 템포에 맞춰 추는 매혹적인 춤사위는 관객들을 열정의 도가니 속으로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오페라 전체를 지배하는 사랑, 열정, 죽음은 뜨겁게 비추는 지중해를 달구는 정열의 햇빛처럼 강렬하며, 함께하는 모든 이에게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러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세계 최대의 관광국, 열정의 나라 스페인은 프랑스 파리와 더불어 작금의 시대, 곧 코로나로부터 벗어나기를 기대하는 세계인들이 선망하는 여행지로, 당장 마스크를 집어 던져버리고 달려가고 싶어 하는 꿈의 고장으로 여겨진다.

송선기 교수(왼쪽)와 스페인 이야기를 나누는 필자.

송선기 조선대 스페인어과 교수는 스페인에 도착해 보면 발길이 닿는 곳마다, 넘쳐나는 역사의 뒷이야기와 전해 내려오는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들이 소설과 연극, 오페라의 소재가 돼 우리를 유혹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스페인 내의 또 다른 하나의 세계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세비야는 ‘아랍문화와 유럽문화가 공존하는 곳, 집시들의 열정과 한의 정서를 표방하는 플라멩코를 만날 수 있는 곳, 스페인의 멋과 맛 그리고 낭만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곳’이라며 이 지역을 추천한다.

세비야의 자연환경은 신이 창조한 지상 낙원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화창한 날씨와 어울리는 화려한 색깔에 당도 높고 수분 많은 과일의 유혹은 이 고장을 찾는 모든 이들의 눈과 침샘을 자극한다.

한 손에 과일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의 풍경은 상실의 시대 자유와 낭만, 자신의 평화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딱 맞는 장소이다.

4년전 스페인 안달루시아지방 여행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송선기 교수.

고풍스러운 거리, 중세부터 전쟁의 영향없이 보존돼 역사를 머금은 화려한 건축물 앞에 서 있는 우리는 과거 스페인 역사의 주인공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의 여행을 온 것으로 착각을 하게 만든다.

거리의 이곳저곳에서는 귀에 익숙한 리듬의 박수 소리와 함성을 들을 수 있다. 그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광장에서, 선술집에서, 공연장에서 멋진 음악과 함께 열정의 리듬에 맞춰 격하게 움직이는 무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모습에 현혹된 우리 역시 bien(비엔)을 외치며 열정의 물결에 동화돼 손뼉을 부딪치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플라멩코 공연의 강렬함과 열정은 오랫동안 기억에 담길 원한다면 송선기 교수는 ‘까사 델라 메모리아’를 가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세비야 세비야의 플라멩코 축제 모습<사진 위>과 발레-플라멩코 공연 모습.

‘기억의 집’이라는 이곳에서는 “매혹적인 플라멩코의 리듬과 운율 그리고 애절함과 그 역동성을 느껴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발뒤꿈치로 바닥을 가격하는 열정의 격함과 챙챙거리는 탬버린과 짝짝거리는 캐스터네츠, 그리고 흥분된 관객들의 환호성이 함께하는 무대에 취하면 자신이 스페인에 와 있음을 더욱 실감하게 만들며, 에스파뇰의 일원이 됐음을 인식하게 한다고 말한다.

이 공간은 오래된 역사를 머금은 곳으로 집 안뜰에 있으며, 원색의 덩굴과 꽃으로 온통 드리워져, 무희들의 의상을 담벼락에 걸쳐놓은 인상을 준다. 이곳에서 스페인 플라멩코의 역사를 함께할 수 있는 관련된 박물관과 더불어 공연 후 집안의 레스토랑에서 전통 스페인 요리를 즐기면서 스페인의 멋과 맛을 함께 만날 수 있다고 전한다.

과거 무적함대로 영국과 함께 세계를 호령했던 스페인은 그들의 선조들이 세상의 자원을 쓸어 담아 심어 놓은 과실을 지금의 후손들이 따먹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현대적인 화려한 건축물과, 이제는 문화재의 가치를 지닌 고색의 16-17세기 건축물이 공존하는 세비야는 명품도시로서의 품격을 갖췄다. 참 걷기 좋은 도시 세비야는 미로 같은 골목길로도 유명하다. 너무 멋진 고대의 건축물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길을 잃기 일쑤지만, 그래도 낭만 속에 빠져버린 방문객은 그 자체가 행복을 담을 수 있는 추억의 멋진 장면이 된다.

송선기 교수는 마지막으로 세비야 여행을 이렇게 말한다.

“삶의 뒤안길에서 자신과 내면의 대화를 원한다면 뭔가를 읽을 수 있는 도시, 또 읽힐 수 있는 도시, 레저블(legible)시티 스페인의 세비야로 달려가 보라. 그곳에서 당신은 인생 최고의 감동을 만나고 그 추억을 발판 삼아 거친 세상의 풍파를 즐기며 상실의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철·아시아문화예술정책연구소 대표>

TIP 스페인 여행

스페인은 연중 따뜻한 기후, 아름다운 해변, 이국적인 풍요로움이 매력적인 태양의 나라이다.
인천공항에서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이용시 요일별 항공 시간은 미리 체크해야 한다.
항공권은 왕복 60만원대 부터 다양하나 주중·주말 등 요금이 수시로 변동되기 때문이다.
백신접종 완료자 (14일 이상경과자)는 예외적으로 입국 가능하다. 국내 입국시 자가격리 면제 가능하다. 여행 전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꼭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