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형 인재로 기록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가 3개월이 넘어가고 있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더디기만 하다. 여기에 2차가해까지 이어지며 희생자 유족과 부상자들의 상처를 후벼파고 있다. 시민대책위는 출범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자들이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선 감춰진 진실이 명백히 드러나야만 한다며 책임져야 할 자들이 자신의 잘못에 걸맞게 처벌받아야 하고, 응분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인격적 살인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청기업인 현대산업개발이 세월호 유족보다 조금 더 보상해줄 테니 합의하자고 도발해 왔다는 폭로다. 사실이 그렇다면 이는 명백한 조롱에 가깝다. 피해 회복에 대한 진정성과 실질적 노력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지극히 무도한 태도라고 아니할 수 없다.

당시 현장의 영상을 드라마에 사용한 공영방송사 SBS를 향해서도 최소한의 인간적 도의마저 내팽개치고 오직 돈만 되면 된다는 야만성을 드러냈다면서 면피용 사과와 말뿐인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떠돌고 있는 루머와 유언비어도 심각한 수준으로 유족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 ‘유가족과 부상자들이 20억을 받았다더라’, ‘더 받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더라’는 등등은 완전한 거짓인 것이다.

2차가해 앞에 피해자들은 지금 절망하고 있다. 그 심정을 헤아려 보다 더 세심하게 배려하고 진심으로 소통해야 할 광주시와 동구청의 태도도 다르지 않다는 지적은 또 뭔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말해보라며 사무적으로 일관했고 급기야 유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TF팀을 해체했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고 한다. ‘거대한 관료의 벽’이라고 언급했는데, 기가 찰 노릇 아닌가.

광주시는 유가족 장례, 부상자 의료지원 및 피해자가족 심리 지원, 변호사 선임비용과 추모공간 조성 지원 등을 위해 TF를 계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앞으로도 지속해서 진정성을 보여 나가야 한다. 아울러 2차가해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등 정면 대응해야 할 것이다.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고,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광주가 앞장서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