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늦게 왔던 그 여성은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저와 남편과는 언제까지 인연이 이어질까요?”라고 묻는 것이었다. 남편은 자신보다 5살이나 아래인 연하(年下)였다.

필자는 남편의 명국을 보고 “연애를 얼마나 하셨어요?” “연애보다는 남편이 저를 8년동안 쫓아다녔어요.”

“남편은 원래 강한 사람입니다. 타협이 힘들어요”라고 말을 하니 “그런게 나오나요? 그래서 궁합을 보나봐요.”라며 곧 울것처럼 자신의 애기를 했다.

원래 연하(年下)를 좋아하지 않았던 이 여성은 밝고 쾌할하며 인기도 많았다고 한다. 우연한 모임자리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는데 만났을 때부터 고백을 받았다고 한다. 자신은 연하를 싫어하고 자기의 이상형도 아니라며 망신도 주고 타이르기도 하며 멀리하려 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따랐다고 한다. 거의 8년 동안 다른 두 사람의 남자를 사귀었을 때도 끈질기게 자신을 좋아한다며 쫓아다니는 지금의 남편에게 감동해 결혼을 허락한 것이다.

“연애할 때 그렇게 순진하고 절대적으로 제 말에만 복종하는 남편에게 마음이 열렸어요. 근데 첫 아이를 낳은 후부터 사람이 싹 달라졌어요.”

말도 함부로 하고 다툼이 생겼을 때 물건도 던지고 심지어는 폭행도 한다고 한다. 이혼을 하자고 하면 아이와 자신을 협박하며 극단적인 행동도 일삼아서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사는 삶이 됐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을 8년의 시간동안 그냥 내 눈앞에 보이는 데로 믿고 결혼을 한거예요. 남편과는 언제 이혼할 수 있을까요?”

사람을 제대로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상대를 자신의 경험이나 앎의 정도에 따라 지극히 주관적인 마음의 창을 통해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공자(孔子) 또한 평소 덕행을 찬탄해 마지않았던 수제자 ‘안회’가 스승인 자신에게 올릴 밥에 먼저 손을 댄다고 의심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은 안회가 밥에 떨어진 재와 티를 걷어내다가 같이 딸려 나온 밥풀이 버리기 아까워 먹었던 것이다. 성인의 반열에 올랐던 ‘공자’조차도 자신의 실수를 한탄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믿을 수 있는 것은 눈이지만 그래도 믿을 수가 없고, 의지할 것은 마음이지만 그래도 의지할 것이 못된다. 제자는 이것을 기록하라. 사람을 아는 일은 진실로 쉬운 것이 아니라고.”

공자가 말한 것처럼 눈에 보이는 인상대로 또한 자신의 마음으로 사람을 판단하려 한다면 여러 가지 오류를 면하기 어렵다.

역학(易學)에서는 명리학이나 관상학 같은 인사(人事)분야가 유독 발달되어 사람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연구를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