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놓고 여권 내부의 이견이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5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여권 내부에서 확산되는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에 대해 “한미간의 신뢰를 기초로 남북 관계를 풀어가야 한다”며 “한미간 합의된 훈련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범여권 의원 60여명이 연판장을 돌리는 등 한미연합훈련 연기 주장이 확산하는 가운데서도 연기론에 선을 그으며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재확인한 것이다.

송 대표는 “시간도 너무 촉박하다. 이미 준비가 다 진행되고 있는데 (연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앞서 진성준 의원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 60여명은 이달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성준 의원은 “남북 간 통신선 복구가 된 상황에서 이 모멘텀을 이어가려면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연판장에 참여한 의원은 오늘 오후까지만 총 60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설훈 의원이 제안했고,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이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동참 의사를 전해왔다”며 “열린민주당은 의원 3명 모두 참여했고 정의당도 일부 의원이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박지원 국정원장도 지난 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한미연합훈련의 중요성은 이해하지만,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고 북한의 비핵화라는 큰 그림을 위해 훈련(중단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한미훈련 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이와 관련 대선 주자인 이낙연 후보는 “여러 가지를 고려하자”고 말했고, 이재명 후보도 “정부와 당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혀 사실상 한미훈련 연기론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의원은 “가뜩이나 우리 당이 안보와 한미동맹에 취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약점만 부각하는 셈이 된다”며 “특히 이번 훈련은 정부가 추진해온 전작권 전환 일정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필수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의 의견이 갈리자 문재인 대통령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 (미국 측과) 신중하게 협의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군 주요 지휘관으로부터 국방 현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이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현재 코로나 상황 등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방역당국 및 미국 측과 협의 중”이라고 보고하자 이같이 언급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