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막는 마스크가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니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코로나19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마스크는 일상 속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매일같이 쓰고 버려지는 마스크로 인해 환경 오염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의 한 주택가.

초록색 종량제 봉투 사이로 흰색 마스크들이 한데 욱여넣어져 있었다. 마스크 대부분이 끈끼리 엉켜 일반 쓰레기들과 뒤섞인 채 버려졌다.

입구가 제대로 묶이지 않아 봉투 사이로 튀어나온 마스크는 바람에 날아가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서구의 한 원룸가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쓰레기 봉투 주변뿐 아니라 전봇대와 나무 아래 등 도심 곳곳에 무단 투기된 마스크가 쉽게 발견됐다.

거리를 나뒹굴던 마스크는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밟혀 금세 새까매졌다.

시민들은 마스크로 인한 환경 오염의 심각성엔 공감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선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구 치평동에 사는 주민 한모(32)씨는 “아침에 집을 나서면 지난 밤 사이 거리 곳곳에 버려진 마스크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마스크를 잘 쓰는 것만큼 제대로 버리는 것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주부 정모(45)씨도 “쓰레기통을 비울 때마다 어마어마한 마스크 양에 놀란다. 다섯 식구라 하루에 한 장씩만 써도 일주일이면 서른 개가 훌쩍 넘는다”며 “환경이 걱정되는 마음은 크지만 감염 우려에 며칠씩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고 하소연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마스크를 매일 1개 이상 사용한다는 응답률이 38%로 집계됐다. 평균 2.3일당 한 개씩 사용하는 셈이다.

응답자 중 82%는 일회용 마스크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국민이 5천1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2천만개, 연간 소비량은 73억개 이상이다.

이렇게 버려진 마스크는 땅에 묻히거나 소각된다.

마스크 주재료인 부직포의 원료는 일회용 용기나 생수병 뚜껑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다.

이 플라스틱 덩어리가 완전히 썩는 데에는 450년이 걸린다.

폐마스크를 태우는 것은 페트병보다 온실가스를 36% 더 배출할 정도로 더욱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이처럼 버려진 마스크를 처리하는 방법은 매각하거나 소각하는 방법 뿐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폐마스크를 ‘확실히’ 처리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업국장은 “매일같이 나오는 마스크 쓰레기들 때문에 환경에 악영향이 크다”며 “최근엔 무단 투기된 마스크 고리가 자연에서 야생 동물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환경을 위해 작게나마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잘’ 버리는 것”이라며 “귀에 거는 줄 부분을 가위로 자르거나 손으로 뜯어 분리하고, 반드시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등 폐마스크 처리법에 대해 모두가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