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으로 왔던 그 여성의 안색(顔色)은 고독(孤獨) 상(相)이었다. 특히 눈 아래에 있는 남녀궁(男女宮: 눈썹과 눈 사이의 위 눈꺼풀에 해당하는 부분)에 기미가 끼어 있었고 처첩궁(妻妾宮: 두 눈의 꼬리 부분)에는 작은 상처까지 있었다. 얼굴에 나있는 상처는 그 부위의 사건을 암시하고 기미는 탁기(濁氣)로 본다. 관상학에서 이 두 자리는 부부간의 금술이나 애정관계를 보는 대표적인 곳이다. 이러한 기운은 타고난 명국(命局)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실제로 사주 역시 남성을 상징하는 관성(官星)이 혼잡되고 깨져 있었다. “전 남편과도 이혼하면서 위자료도 제대로 못 받았는데 현재 만나는 남자는 돈을 빌려가서 줄 생각을 안 하네요. 다른 여자들은 남자도 잘 만나고 현실적으로 도움도 주던데 저는 그런 복이 없나요?”

그녀의 재백궁(財帛宮: 코의 끝과 콧방울 부분)과 전택궁(田宅宮: 눈썹과 눈 사이의 위 눈꺼플에 해당하는 부분)을 같이 보니 콧구멍이 훤히 보였고 전택궁에는 붉으스럼한 색(色)이 기분좋지 않게 피부로 드러나 있었다. 재백궁은 금전운이나 재산운을 보며 전택궁은 집과 관련된 부동산이나 자산을 보는 곳인데 이 두 곳이 좋지 않았다.

“남자뿐만이 아니고 누구와도 돈거래를 하면 못 받아요. 나중에는 누군가를 만나서 정을 주기 전에 나의 기운을 보완해주는 음양오행이 잘 갖춰졌는지 꼭 확인하고 만나세요”라고 말해줬다.

상학(相學)은 얼굴만 잘 관찰하면 동양철학을 깊게 공부하지 않아도 현실의 기운을 읽을 수도 있으니 일반 독자들도 활용할 수 있다.

관상에서는 대표적인 12곳의 십이궁(十二宮)자리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의 궁(宮)이외에 관록궁(官祿宮: 이마의 중심부)이라는 명예운과 성공운 등을 보는 곳, 명궁(命宮:인당이라고도 부르는 눈썹과 눈썹사이)은 정신과 학문, 조상의 유업을 보는 중요한 곳, 형제궁(兄弟宮:눈썹에 해당)은 형제자매와의 인연을 판단하는 곳이다. 질액궁(疾厄宮:코의 가운데 부분)은 인생을 살면서 겪게 되는 재앙이나 질병을 판단하는 곳, 노복궁(奴僕宮: 광대뼈와 턱 사이의 볼에 해당하는 부분)은 부하나 아랫사람과의 운세를 판단하는 곳, 복덕궁(福德宮: 두 눈썹의 바로 윗부분)은 부모의 덕이나 뜻밖의 복록(福祿)을 판단하는 곳, 상모궁(相貌宮: 어느 한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인 조화와 분위기를 가리킨다.)은 어느 한 부분을 논하는 것이 아닌 얼굴전체를 논하는 곳이다.

이러한 십이궁(十二宮)이 서로 조화를 이뤄야 최고의 길상(吉相)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