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시행 예정인 광주 자치구의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를 두고 집행부와 노조간 마찰이 심화될 조짐이다.

각 구청 집행부가 ‘시기 적절성’을 검토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노조는 집행부 논의 결과에 상관없이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역 내 행정복지센터별 특성과 수요 상황이 다른데다, 점심시간 민원업무가 중단될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 역시 우려되는 상황에서 내달 휴무제 도입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1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오는 13일 열리는 구청장협의회에서 점심시간 휴무제 도입 준비 상황이 논의 안건으로 상정된다.

협의회는 점심시간 민원업무를 중단할 경우 예측되는 문제점과 대안 등을 판단해 시기 적절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각 자치구는 동구 지산1동, 서구 치평동, 남구 봉선2동, 광산구 수완동 등 점심시간 민원업무 수요가 많은 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휴무제 시행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점심시간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무인민원발급기 추가 설치를 내달 1일까지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부동산이나 자동차 거래에 필요한 인감증명서 발급 등 일부 민원은 창구에서만 처리할 수 있고, 일과 중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은 점심시간에 주로 민원을 해결하는 실정 또한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협의회는 시기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노조와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노조 측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시기 조정을 요구할 경우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시간을 더 달라’는 집행부 요구가 지난해 6월부터 반복되면서 휴무제 시행이 그만큼 늦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휴무제 시행을 2018년에 합의하고도 올해 상반기 추경에 무인민원발급기 추가 구매 예산을 반영하는 등 ‘의지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작년부터 집행부에서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현재까지 미뤄왔다”며 “노조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더 이상 양보할 계획도 없고, 면담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문인 광주구청장협의회장은 “13일 협의회 논의 과정에서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 관련, 문제점과 대안 등에 심도있게 협의할 것”이라며 “자치구별 준비 과정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는 등 주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 5개 구와 달리 시 본청은 시민 불편 가중 등 부작용을 우려해 점심시간 민원업무 휴무제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는 12일 오전 광주시청 정문 앞에서 ‘점심휴무제 쟁취! 이용섭 시장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김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