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촉발된 경찰의 ‘부동산 투기’ 수사가 광주·전남지역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광주·전남경찰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공무원과 관공서 등을 상대로 잇따라 압수수색을 벌이며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또 공무원 투기 의혹 외에도 아파트 청약과 관련한 부동산 투기 사범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광주시청·강진군청 등 압수수색=11일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대에 따르면 지난 9일 강진군청 군수 부속실과 지역 업체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강진군청 소속 공무원인 A씨가 부당하게 부동산 투기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A씨는 가우도 관광단지 개발 정보를 사전에 알고 일대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부패방지법 위반)를 받고 있다.

A씨가 군청 관급계약에 관여하거나, 설을 앞두고 지인을 통해 주민 800여명에게 이승옥 강진군수의 과일 선물을 돌린 의혹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부패방지법 이외 다른 혐의(각종 계약 관여 등)도 있다고 보고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 A씨의 비위행위를 밝히고 추가로 연루된 공무원과 업자들이 있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 외에도 전남지역 내 각종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내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구청 간부급 출신 퇴직공무원을 부동산 투기 의혹 혐의로 입건하고, 광주시청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A씨가 퇴직 후 토지를 구매한 점을 비롯, 주변 토지 매매내역을 확인하는 등 다른 공무원도 가담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열어 두고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부패방지법상 부동산투기와 알선수재 혐의 등을 적용,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권 불법거래 브로커 등 87명 검거=전남경찰청 부동산투기특별수사대는 2019년 7월 전남·경기지역에서 청약통장 및 공인인증서를 불법 매수한 후, 분양권 전매 차익 1억8천만원을 수익한 부동산 전문 투기꾼 속칭 ‘떳다방’ 업자 3명을 검거, 이 중 2명을 구속했다고 이날 밝혔다.

청약통장과 공인인증서를 매도한 16명과 위장전입자 4명도 검거했다.

이와함께 경찰은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순천·광양지역에 위장 전입해 아파트를 분양받은 64명을 검거,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 구속된 2명은 타인의 청약통장을 건당 30만원-2천만원에 매수하고 순천·경기지역 아파트에 청약 신청을 한 뒤, 분양권을 전매해 건당 500만원-7천5만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일용직 근로자, 장애인 등의 명의로 청약통장을 개설하고, 지난 2016년 인천·경기지역에서 동일 수법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위장전입자들은 수도권 일대 실거주하고 있음에도 분양권 전매 수익을 노리고, 순천·광양의 빈 원룸을 물색해 원룸 주인 몰래 주소 이전하는 수법 등으로 부당하게 청약에 당첨된 혐의다.

경찰은 추가로 40여명 위장전입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전남경찰은 지난달 10일부터 운영 중인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팀을 수사책임관에서 수사부장(경무관)으로 격상하고, 기존 인력 48명에서 67명으로 확대·개편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부동산 투기혐의 관련, 14건 189명에 대해 내·수사 중이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사범 수사범위를 기획부동산 뿐만 아니라 도내 개발 지역 등 대상으로 첩보수집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투기수익에 대해 몰수·추징보전하고 국세청에 통보하는 등 전액 환수 조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김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