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광주·전남 대학들, 지역사회가 관심을 / 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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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3. 30(화) 19:54 가+가-
이정록 전남대 교수·前 대한지리학회장
지방 대학이 큰 위기에 처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대학가 괴담이 2021학년도 입시에서 현실이 됐다. ‘벚꽃 피는 순서’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남부 지방 대학부터 신입생이 없어 망할 것이란 비유다.
괴담은 광주·전남 대학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특수 목적대 성격의 광주가톨릭대, 광주과학기술원, 광주교대 등을 제외한 모든 대학이 수시와 정시에서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대학교육협의회 자료에 의하면, 광주·전남에 있는 21개 대학(전문대 제외) 중 18개 대학이 추가 모집을 했다. 추가 모집 규모는 3천731명으로 21개교 총 모집 정원(2만3천485명)의 16%에 달했다.
전남대도 예외가 아니었다. 광주캠퍼스(28명)와 여수캠퍼스(151명)도 추가 모집 대열에 합류했다. 물론 올해만 추가 모집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규모와 추이가 심상치 않다. 광주캠퍼스의 추가 모집은 2019년 4명, 2020년 9명, 2021년 28명이었다. 이런 산술적 추세를 고려하면 2022년 70명, 2023년 175명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전남대 광주캠퍼스가 이런 추세라면 다른 대학은 말해 뭐하겠는가.
광주·전남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전남대 사례를 보자. 최근 3년(2018-2020년) 전남대 입학생의 출신 고교 분포를 보면 광주(48%), 전남(24%), 전북(10%), 경기(4%), 서울(2%) 등의 순이다. 신입생의 72%를 광주와 전남 고교 출신으로 채운다. 다른 대학도 전남대와 유사할 거다. 모집 정원의 약 70%를 지역 출신 학생들로 채우는데 여기에서 대입 학령인구 감소로 미스매치가 생긴 거다. 학생이 계속 감소하기 때문이다.
교육 통계(2020년 기준)는 이를 잘 증명한다. 광주·전남 고교(일반고, 특목고, 특성화고, 자율고 포함) 3학년 총학생수는 3만1천575명이다. 대학 신입생 주요 공급원(源)인 일반고 학생수는 2만1천656명이다. 반면에 광주·전남 21개 대학 모집 정원(2021학년도)은 2만3천485명이다. 지역 고교 졸업자의 70%(2만2천100명)가 지역 대학에 진학해도 현재 정원을 채우지 못한다. 일반고 졸업자의 70%(1만5천159명)를 적용하면 모집 정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광주 전남 대학들이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근본적인 이유다.
지역 내 대입 학령인구 감소세는 더 큰 악재다. 광주·전남 초등학교 입학생 70%가 고교 졸업 후 광주·전남 대학에 진학한다고 가정하면, 대입 가능 인구는 2022년 2만3천412명에서 2030년 1만9천478명으로 감소한다. 일반고와 비(非)일반고 비율을 7대 3으로 배분하고, 일반고 졸업생 70%가 광주·전남 대학에 진학한다고 가정하면, 2022년 1만6천388명, 2030년 1만3천634명으로 더 줄어든다. 전문대 진학은 고려하지 않고 4년제 대학만 고려한 단순 추계가 이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몇 개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광주·전남 대학들의 향후 생존율(生存率)을 추정해 보자. 2020년 전국 출생아 수(27만2천400명)를 바탕으로 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2038년 학령인구 추계가 가능하다. 출생아수 1만7천명(광주 7천300·전남 9천700)에 지역 정주율(100%), 대학 진학률(70%), 광주·전남 대학 진학률(70%)을 각각 적용하면, 광주·전남 대학들이 가용할 자원은 8천330명이다. 광주과기원을 비롯한 일부 특수 목적대를 제외하면 3천명 규모 2개 대학과 1천명 규모 3개 대학만이 생존 가능하다. 무리한 추정이 결코 아니다.
대학도 문을 닫을 수 있다. 식당이나 편의점이 손님이 없으면 폐업하듯이 대학도 학생이 없으면 문을 닫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대학 폐교는 식당이나 편의점 폐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학이 사라지면 지역사회는 필요한 인재를 지역 내에서 조달받지 못한다. 인재의 외부 의존성은 해당 도시의 산업기반을 취약하게 만든다. 때문에 기업과 일자리는 인재 조달이 손쉬운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
광주·전남에 쓸 만한 대학이 없다고 상상해 보자. 지역민은 자녀를 다른 도시로 유학을 보내야 한다. 경제적 손실은 물론이고 만만치 않는 사회적 비용도 치러야 한다. 게다가 유학을 떠난 자녀들은 부모가 사는 고향으로 잘 회귀하지 않는다.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도시는 활력을 잃게 되고, 도시 정주성(定住性)은 약화된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대학 붕괴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0년대부터 본격 거론됐지만 역대 정부와 정치권은 문제 해결을 애써 외면했다. 문재인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반도에서 벚꽃이 일찍 개화하는 광주·전남의 대학들이 직면한 위기에 지역사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괴담은 광주·전남 대학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특수 목적대 성격의 광주가톨릭대, 광주과학기술원, 광주교대 등을 제외한 모든 대학이 수시와 정시에서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대학교육협의회 자료에 의하면, 광주·전남에 있는 21개 대학(전문대 제외) 중 18개 대학이 추가 모집을 했다. 추가 모집 규모는 3천731명으로 21개교 총 모집 정원(2만3천485명)의 16%에 달했다.
광주·전남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전남대 사례를 보자. 최근 3년(2018-2020년) 전남대 입학생의 출신 고교 분포를 보면 광주(48%), 전남(24%), 전북(10%), 경기(4%), 서울(2%) 등의 순이다. 신입생의 72%를 광주와 전남 고교 출신으로 채운다. 다른 대학도 전남대와 유사할 거다. 모집 정원의 약 70%를 지역 출신 학생들로 채우는데 여기에서 대입 학령인구 감소로 미스매치가 생긴 거다. 학생이 계속 감소하기 때문이다.
교육 통계(2020년 기준)는 이를 잘 증명한다. 광주·전남 고교(일반고, 특목고, 특성화고, 자율고 포함) 3학년 총학생수는 3만1천575명이다. 대학 신입생 주요 공급원(源)인 일반고 학생수는 2만1천656명이다. 반면에 광주·전남 21개 대학 모집 정원(2021학년도)은 2만3천485명이다. 지역 고교 졸업자의 70%(2만2천100명)가 지역 대학에 진학해도 현재 정원을 채우지 못한다. 일반고 졸업자의 70%(1만5천159명)를 적용하면 모집 정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광주 전남 대학들이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근본적인 이유다.
지역 내 대입 학령인구 감소세는 더 큰 악재다. 광주·전남 초등학교 입학생 70%가 고교 졸업 후 광주·전남 대학에 진학한다고 가정하면, 대입 가능 인구는 2022년 2만3천412명에서 2030년 1만9천478명으로 감소한다. 일반고와 비(非)일반고 비율을 7대 3으로 배분하고, 일반고 졸업생 70%가 광주·전남 대학에 진학한다고 가정하면, 2022년 1만6천388명, 2030년 1만3천634명으로 더 줄어든다. 전문대 진학은 고려하지 않고 4년제 대학만 고려한 단순 추계가 이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몇 개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광주·전남 대학들의 향후 생존율(生存率)을 추정해 보자. 2020년 전국 출생아 수(27만2천400명)를 바탕으로 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2038년 학령인구 추계가 가능하다. 출생아수 1만7천명(광주 7천300·전남 9천700)에 지역 정주율(100%), 대학 진학률(70%), 광주·전남 대학 진학률(70%)을 각각 적용하면, 광주·전남 대학들이 가용할 자원은 8천330명이다. 광주과기원을 비롯한 일부 특수 목적대를 제외하면 3천명 규모 2개 대학과 1천명 규모 3개 대학만이 생존 가능하다. 무리한 추정이 결코 아니다.
대학도 문을 닫을 수 있다. 식당이나 편의점이 손님이 없으면 폐업하듯이 대학도 학생이 없으면 문을 닫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대학 폐교는 식당이나 편의점 폐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학이 사라지면 지역사회는 필요한 인재를 지역 내에서 조달받지 못한다. 인재의 외부 의존성은 해당 도시의 산업기반을 취약하게 만든다. 때문에 기업과 일자리는 인재 조달이 손쉬운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
광주·전남에 쓸 만한 대학이 없다고 상상해 보자. 지역민은 자녀를 다른 도시로 유학을 보내야 한다. 경제적 손실은 물론이고 만만치 않는 사회적 비용도 치러야 한다. 게다가 유학을 떠난 자녀들은 부모가 사는 고향으로 잘 회귀하지 않는다.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도시는 활력을 잃게 되고, 도시 정주성(定住性)은 약화된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대학 붕괴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0년대부터 본격 거론됐지만 역대 정부와 정치권은 문제 해결을 애써 외면했다. 문재인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반도에서 벚꽃이 일찍 개화하는 광주·전남의 대학들이 직면한 위기에 지역사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