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칸트의 말처럼 인간은 뒤틀린 목재일까? 미얀마 군부쿠데타 정권의 시민학살, LH 직원들의 부동산투기, 윤석열의 오만한 사퇴 선언, 역사를 왜곡하는 하버드 로스쿨교수 램지어,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동 여성 동물에 대한 폭력과 살해 사건 등 자주 접하는 불완전한 인간존재의 모습에 실망과 분노를 한다.

그러나 최근 카카오 김범수 의장과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 김봉진 의장을 보며 인간은 품격이 있는 도덕적 존재라는 위로를 얻는다.

김범수 의장의 5조원 기부 선언은 우리 사회에 던져주는 신선한 메시지였다. 이어 김봉진 의장의 5천500억대 금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서약서 공개도 청량한 뉴스였다.

사회 환원 금액도 파격적이었지만 그보다 더욱 값진 것은 두 사람이 전한 메시지였다.

김범수 의장은 ‘격동의 시기에 사회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목도하며’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겠다고 했다.

김봉진 의장은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며 역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자수성가한 젊은 두 기업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나눔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최고가치의 메시지다. 이런 정신은 빌 게이츠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들의 기부 선언과 방식은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서 마지못해 기부하겠다거나 더 나아가 재산 유지의 또 다른 수단으로 기부해 왔던 그간 한국 재벌들의 기부문화와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것이다.

빌 게이츠 재단은 질병 기아 빈곤이라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돈을 쓰고 있다. 최근에 게이츠 재단은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18조1천800억원여원을 제약사 벤처 학교 등에 지원한다고 한다.

카카오와 우아한형제가 게이츠 재단를 롤모델로 앞으로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참여와 지원을 어떻게 벌여 갈지 큰 관심을 끈다.

작년 말 동원그룹 김재철 명예회장은 AI 인재양성을 위해 500억원을 카이스트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과학기술 지원이라는 좋은 의미가 있지만 사실 지역사회는 의아했다. 지역 출신에 광주과학기술원 이사장을 역임했음에도 지역과 지스트 보다는 카이스트에, 그것도 서울 양재지구에 AI대학원을 설치하기로 해 광주·전남인들에게 아쉬움과 함께 균형발전 가치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있어 매우 아쉽다.

동원그룹이나 출향기업들이 광주가 AI 중심도시를 조성하고 지스트가 AI대학원을 개원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고향 사랑과 지역 가치의 품격을 응원하면 좋겠다는 지역민들의 소망이 크다.

이제는 사회공헌에 기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써야 하는 가도 하나의 가치다.

우리는 사회문제해결이라는 가치에 좀 더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지스트는 사회문제해결형 연구와 교육을 교육연구 혁신과제로 내 걸고 노력하고 있다. 그 중 질병의 문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하고 항바이러스 센터를 설치했으나 턱없이 적은 재원으로 어려운 상태다. 그럼에도 지스트는 최근 미국과 스페인대학과 공동으로 만성신장질환의 치료가능성을 연 획기적 연구 결과 등 생명과학분야에서 성과를 연이어 내고 있다.

또 기후위기 대응과 신재생에너지 연구도 국제환경연구소와 차세대에너지연구소를 주축으로 다양한 연구 결과와 호남에너지공동체 프로젝트를 내놓고 있다.

이 외에도 질병 고령화 에너지 일자리 격차 지방소멸 등 사회문제해결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시급한 문제로 지스트는 인공지능과 4차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여 이런 사회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제 나눔의 기부와 과학기술 교육연구가 국민들이 당면하고 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제를 통해 힘을 합해야 할 때다. 이런 연대를 통해 기업의 기부가 다수의 혜택을 향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