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립했는가? 자문해 봤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독립했는가? 삼일절을 맞이하면서 102년 전, 3·1독립선언서를 다시 읽고 써 봤다. 쉽고 바르게 읽는 3·1독립선언서로 전문을 다시 보며 선조들의 품격 있는 삶의 태도와 평화의 정신이 깃든 문장에 감탄한다. 예언 같은 대목을 옮겨본다.

3·1독립선언서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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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구나. 힘으로 억누르는 시대가 가고, 도의가 이루어지는 시대가 오는구나. 지난 수천 년 갈고 닦으며 길러온 인도적 정신이 이제 새로운 문명의 밝아오는 빛을 인류 역사에 비추기 시작하는구나. 새봄이 온 세상에 다가와 모든 생명을 다시 살려 내는구나. 꽁꽁 언 얼음과 차디찬 눈보라에 숨 막혔던 한 시대가 가고, 부드러운 바람과 따뜻한 볕에 기운이 돋는 새 시대가 오는구나.

온 세상의 도리가 다시 살아나는 지금, 세계 변화의 흐름에 올라탄 우리는 주저하거나 거리낄 것이 없다. 우리는 원래부터 지닌 자유권을 지켜서 풍요로운 삶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것이다. 원래부터 풍부한 독창성을 발휘하여 봄기운 가득한 세계에 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꽃피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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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선언서를 소리 내어 한 줄 한 줄 읽다 보니, 민족대표 33인의 심장박동이 느껴졌다. 그분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면 어떤 느낌일까? 그리고 우리세대에게 뭐라고 말씀하실까? 독립했다고 볼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질문이 올라왔다.

일단,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다. 1백여 년이 지난 후, 대한민국의 후손들이 풍요롭게 삶을 누리고, 독립선언서에 나온 대로 풍부한 독창성으로 세계에 문화를 꽃피우는 나라가 되어있고, 원래부터 지닌 자유권으로 정치인을 직접 뽑는 민주국가라는 사실에 ‘예언대로 이루어졌구나’하시며 고개를 끄덕이실 것이다. 친일 군부 독재와 싸우며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서 민주주의를 쟁취했는지 민도를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다.

우리는 선언하면 반드시 실현하는 민족이다. 33인의 민족 지성인이 온 마음을 모아 선언한 글을 읽으며, 우리가 이 시대에 선언해야 할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아직도 20세기의 퇴물인 냉전이념으로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을 보면, 민족대표 33인은 뭐라고 말씀하실까? 또한 친일파 후손들이 부와 권력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고, 독립군의 후손들은 가난하다고 조롱받는 현실, 국립현충원에 민족을 배신하고 학살한 주범들이 죽어서까지 대접받고 함께 묻혀 있다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나는 요즘 유투버 반크(VANK)의 영상들을 챙겨보고 있다. 독도문제뿐만 아니라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해외 지도를 수정하도록 요청하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해외 신문이나 출판물은 물론 한국가이드 책까지 팩트 체크를 하고 내용 수정을 요청하여 바로잡고 있다.

반크(VANK)는 우리시대의 독립군이다. 최근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라고 왜곡하여 논문을 낸 하버드 램지어 교수의 문제를 전 세계 2만6천명에게 알리고, 왜곡된 논문이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정보화 시대라 거짓이 통하지 않는다. 아무리 감추고 왜곡해도 진실은 드러날 수밖에 없다. 오히려 가짜뉴스를 퍼트리면 사라지지 않는 정보 때문에 인과응보를 반드시 받게 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으니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반성하면 새로운 역사가 열릴 것이다.

3월이다. 우리는 선언하면 반드시 이루어내는 민족이니, 먼저 한반도 종전선언부터 하고 민족 상생의 봄을 맞이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