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앙공원1지구 개발 사업이 또 다시 터덕이고 있다. 이 곳은 광주시의 민간공원 특례사업 대상 지역이다.

광주시는 민간사업자와 4차례 사업계획 변경안 협의를 거쳐 최근 분양가 1천900만원과 후분양 조건으로 잠정 합의, 고분양가 특혜 논란을 자초했다. 이후 특수목적법인(SPC)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의 최대 주주인 ㈜한양이 1천600만원대 분양가와 선분양 조건을 제시하며 또 다른 갈등의 단초를 제공했다.

후분양이 아닌 선분양으로 추진할 경우 사업 공공성 확보 뿐만 아니라, 시민 편의를 고려해 300만원 가까이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게 한양의 입장이다. 이번 제안은 지난해 6월부터 4차례 진행한 사업계획 변경 과정을 사실상 뒤집는 것이다.

광주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이라는 중앙공원1지구의 분양가가 내려간다고 하니 시민 입장에선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한양이 갑자기 내놓은 분양가 조정의 배경에 SPC 사업자들 간 내홍이 깔려있는 것으로 알려져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SPC 내 타 업체들은 한양이 현 상태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시공 범위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여론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PC 지분은 한양 30%, 우빈산업 등 3개 사 70%다. 광주시도 이같은 지분 구조를 감안, 한양의 제안이 사실상 대표성을 가질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초 지난 21일 개최 예정이던 중앙공원1지구 관련 토론회도 잠정 연기됐다. 일련의 과정에서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취지는 사라진 지 오래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장기간 공원으로 묶여있던 부지를 개발해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수차례에 걸친 분양가 싸움과 사업계획 변경 등으로 사업의 초점이 아파트 건설에만 쏠리는 형국이다.

행정 미숙과 신뢰도 추락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광주시는 더 이상 사업자들의 주장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 이제라도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본래 목적과 취지를 다시 생각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