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 한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희망과 설레임을 안고 출발했던 경자년 한해가 우리에게는 참으로 힘들고 어려웠던 해가 됐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온통 가두어 놓고 말았다. 세계적으로 팬데믹 현상을 가져와 사망자가 속출했다. 문제는 코로나19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얼마 있지 않으면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다가오지만 새해에도 별반 나아져 보이지는 않는다.

세계 각국은 백신을 개발해 자국민부터 접종을 시작했지만 우리는 아직도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이제야 백신 계약 여부를 알아 본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그러나 매사가 그렇듯이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끝이 빨리 오느냐 늦게 오느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코로나19도 곧 종식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

이웃을 잘 만나야 살기가 편하듯이 우리의 이웃 국가들인 중국과 일본과도 원만하게 살아가야 한다. 옛날 중국 고전에 ‘대하유수소하만(大河有水小河滿), 소하유수대하만(小河有水大河滿)’이라는 말이 있다. ‘큰 강에 물이 차야 작은 하천에 물이 고이고, 작은 하천에 물이 차야 큰 강에 물이 가득하게 된다’는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운명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시작 되었지만 이제 우리가 더 코로나19 환자가 많아 걱정이다. 한때는 K-방역이라고 자랑을 한점이 무색할 따름이다.

필자는 다가오는 신축년 2021년 1월9일에 딸을 혼인시키게 된다. 생활 속 거리두기를 3단계로 높이게 되면 예식장이 폐쇄돼 혼인식을 할 수가 없는데 2.5단계에서는 입장 인원 50명으로 제한해 예식을 할 수는 있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예식을 치르려고 한다.

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으며 혼인을 해야 할 텐데 축복도 받지 못하고 혼인을 하게 돼 마음이 좋지는 않지만 이게 다 우리의 운명인 것을 어찌 하겠는가.

얼마 전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 예단을 준비해 사돈댁에 보낸 아내는 한 동안 마음이 울쩍해 있었다. 딸을 내 품 안에서 떠나 보낸다고 생각하니 나도 마음이 매우 울컥했다.

내가 결혼시킨다는 말을 하지 않고 혼인시킨다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결혼과 혼인은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 남녀가 부부의 연을 맺는 것을 왜 결혼(結婚)이라 하지 않고 혼인(婚姻)이라고 했을까? 혼(婚)이란 여자의 집이라는 뜻으로, 남자가 여자 집으로 장가를 들다는 말이고, 인(姻)은 여자가 남자의 집으로 들어 가다는 말이다.

그래서 ‘장가(杖家)를 들다’라는 말은 남자가 여자의 집으로 살러 들어감을 뜻한다. 우리나라 헌법이나 민법 등 모든 법률에서도 結婚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婚姻이라고 한다. 이것이 남녀평등사상에도 부합된다.

요즈음은 혼인 예식 시간이 맞지 않아 오후 4-5시에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음양의 측면에서 볼 때 이 시간이 올바른 시간이다. 밝음과 어둠이 교체되는 시간이 하루에 두 번 있다. 새벽과 황혼이다. 새벽은 어둠이 물러가고 밝음이 시작되고, 황혼은 밝음이 물러가고 어둠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모두 양과 음이 교차되는 시간이다. 사람으로 보면 남자는 양, 여자는 음이다. 혼인은 음양이 만나는 일이다. 양이 음에게 내려가는 시간을 혼인하기에 좋은 시간으로 본다. 만일 새벽이라면 양이 올라가는 시간이다.

양이 올라가게 되면 음은 내려오게 되어 둘 사이에 순환을 할 수가 없다. 양이 내려오고 음이 올라가야 순환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후 4-5시가 혼인하기에 좋은 시간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결혼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이 말은 일본에서 들어 온 말이다. 이 말은 성차별적인 말이므로 쓰지 않아야 한다. 結婚에는 婚자만 들어 있어 남자가 장가간다는 뜻만 들어 있고 여자의 경우는 아무런 뜻이 없기 때문입니다. 영어에서 marriage와 wedding의 뜻이 다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