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쥐띠해가 서서히 저물어간다. 며칠 전 크리스마스였는데 길거리에 징글벨 캐럴은 울려 퍼지지 않았고 징그러운 코로나19로 인해 상가들은 신정까지 쉰다는 안내문만 붙어 있고 길거리의 사람은 차라리 여느 주말 인파보다 더 적었다. 쥐 죽은 듯 조용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그야말로 경자년 쥐띠해가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 그러나 쥐 죽은 듯이 조용하지 않았던 1년을 되돌아보면 연초에 코로나19를 시작으로 신천지 사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4관왕 달성, 민식이 법, 전 세계의 스포츠 경기의 폭망, N번방 사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박원순 서울시장 자살, 부동산 대책 소동, 아베 총리 퇴진, 태풍, 60일간의 장마, 미국 대선, 호주 산불, 중국 홍수 등등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매일 우리의 눈과 귀는 지구의 각종 사건 사고로 인해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행복지수 최하위의 삶을 살아야 했다.

과연 코로나19는 언제까지 우리 삶을 피폐하게 할 것인가? 21세기 인류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언제까지 싸워야 하며 또한 인간이 승리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는 이렇게 바이러스와 공존할 것인지?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우리의 삶 속에서 무엇을 더하고 빼야 할까? 이제 지구는 나라의 경계를 넘어 이미 하나의 공동 운명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또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사고방식에서 우리 모두가 안녕(Wellbeing) 한 상태를 위하여 공동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위에서 열거한 모든 사건 사고는 거미줄처럼 서로 연결돼 있다. 즉 네트워크 돼 있다.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여기에서 벗어 날 수가 없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우리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부터 다시 잘 설정해야 하겠다. 서로 간에 존경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인터넷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댓글 문화로 대변되는 공격성에 노출돼 있어 나의 기준에서 벗어나면 공격의 대상이 되어버리고 사회는 극명하게 양극화되면서 개개인의 영혼마저 피폐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사회가 윗사람은 아랫사람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존경해주며 좌우로는 서로 사랑해 주는 위아래 좌우의 인간성 회복이 다시 한번 필요한 때다.

최근 인문학 강좌가 늘어 나서 다행히 나는 누구인가?(Who am I)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천할 때라는 것이다. 서로 존중하고 존경하는 더하기 문화 그리고 비판과 조롱은 버리는 빼기 문화를 통해 그 답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한 해가 지나가는 지금 이 시점에서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더해야 하고 무엇을 빼야 할 것인지 정리해 보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신과의 진정한 대화의 시간을 더해보자.

또한 자신이 소홀했던 자신, 가족과 주변인과의 관계를 잘 설정해 봐야겠다. 지구를 생각하는 생활 습관들을 하나씩 늘려가야 하며 혼자서도 행복지수를 높이는 소소한 것들에서 소확행을 즐겨보는 더하기 습관을 들여보자.

인간은 혼자 있으면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면 꽃 이름을 불러 보거나 미소를 짓거나 하는 행위를 연습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줄여가는 빼기 습관을 들여 보는 것도 좋겠다.

진정한 행복은 아주 즐겁지도 아주 불행하지도 않은 무한대의 도형(∞)의 교차점 즉 고요한 상태다. 코로나19 시대에 좀 더 나은 행복한 삶을 위해 고요함을 유지해 보는 행복연습은 다가오는 2021년 지속적인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자신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종은 바로 바이러스 일 것이고 가장 오래 존재할 종도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될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산업의 발달로 인해 지구의 최상의 포식자로서 지구를 함부로 대한 인간에게 겸손의 지혜를 가르쳐준 바이러스는 앞으로도 더 많은 변이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자신의 삶에서 더할 것이 무엇이고 뺄 것이 무엇인지만 잘 알아도 1년 잘 산 것이다. 다가오는 2021년 신축년(辛丑年)에는 무엇을 더 빼면서 살아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