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저성장을 탈피하고 경제성장 활성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기업가 정신과 고부가가치 중심의 서비스 산업 육성이 필요합니다.”

광주매일신문 주최로 지난 24일 서구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7기 창조클럽아카데미 제17강에서 한국은행 인재개발원 이정 교수가 ‘지금은 해적(海賊)시대!’라는 주제로 강의를 펼쳤다.<사진>

이 교수는 “저성장 구조 속에서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해적 정신’이라는 기업가적 모험정신이 필요하다”며 “스티브 잡스가 맥킨토시를 만들기 위해 맥팀을 구성하면서 회사건물에 해적 깃발을 꽂았듯이, 정해진 룰대로 행동하는 해군과 달리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는 해적의 모험정신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주요 이슈 7가지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 대한민국 경제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임에도 국민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로 ‘고용창출 효과가 낮은 제조업 중심의 성장’이라고 거론했다.

그는 “제조업의 경우 1인당 부가가치가 큰 반면, 고용창출 효과는 낮고 서비스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크나 상대적으로 저임금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가계소득 증가율이 국민소득 증가율을 하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계층 간 소득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은 경제 불균형이 원인”이라며 “제조업 중심의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된 가운데 비근로소득(이자·배당·부동산 임대료 등) 격차가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축소 가능성이 우려되는 만큼 순자산 하위 20%와 상위 20%의 평균자산 격차도 현재보다 더 벌어질 것이다”고 예측했다.

이 교수는 구조적 저성장이 불가피한 이유에 대해 자본투자 둔화와 노동투입 감소, 저출산, 생산성 하락 등을 꼽았다.

그는 “경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본투자와 노동력, 생산성을 골고루 갖춰야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경우 고도성장 과정에서 자본축적도가 높은 수준에 도달했고, 노동생산성이 낮은 서비스업 부문으로 노동력이 이동하고 있다”며 “또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동부지역이 서부지역에 비해 생존본능이 높아 저출산 현상이 나타난 듯 한국 역시 재생산본능보다 생존본능이 높은 탓에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구조조정과 변화만이 살길이다”며 “특히 시대를 역행하는 러다이어트 운동, 영국의 ‘붉은 깃발법’ 등과 같은 황당한 사건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10대 부자 변화를 보면 과거 13년간 제조업 재벌기업 중심으로 유지됐다면, 미국 10대 부자 변화의 경우 과거 15년간 IT 기업 중심으로 재편된 것으로 알 수 있다”며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부가가치 창출능력을 비교해보더라도 제조업은 40%인 반면, 서비스업은 147%에 이르는 등 한국 자동차 수출 100대와 미국 투자은행 1억 달러 거래 규모가 동일한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말처럼 곰은 제조업이 부리고 재주는 서비스업이 가져간다”며 “고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산업을 개발하지 않으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어려운 구조상 창의성을 중심으로 한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언급했다./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