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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설 몇 마디 - 김종·시인

2020. 11.09. 18:38:49

겨울로 가는 길목의 그 호락호락하지 않는 긴장감이 계절을 적는 붓을 곧추세우게 한다.

▲실크로드 여행길에 실지 작품 속의 사막가시낙타풀을 본 일이 있다. 일명 낙타풀이라고도 하는 이 식물은 가시가 있었고 피를 흘리며 낙타가 풀 뜯고 있는 광경을 보면서 생태계란 참 묘한 부분이 있다는 걸 느낀 일이 있었다. 그 풀이 갈증을 앓는 사막에서 ‘지평선으로 허공을 갈라 하늘을 짓고/척박한 바람에 시간이 무너지는 태양의 가혹한 원시에다 극한만이 존재하는 자폐의 곳, 침묵은 침묵대로 산맥은 산맥대로 문명은 멀고 허무만의 무대에서 한번 들어가기만 하면 살아나오지 못하는 사막가시낙타풀 같은 땅에 위그르족은 또 하나의 사막가시낙타풀이 아니던가.

▲세상에서 가장 난해한 세계가 사람마다 다른 ‘心’의 세계는 아닐까 싶다. 세월이 가고 나이를 먹고 가을산이 단풍 들 듯 냉엄을 펼치지만 계속 그만큼만의 거리를 만들면서 저만치서 웃고 있는 기다림이라는 ‘생의 자장력’을 어쩌지 못하는 딱 그만큼의 자리에 어느 새 노을빛 하늘을 보고 있다. 다짐하듯 그 노을빛이 봄꽃보다 아름다우려면 오직 하나 깊고 깊은 사려 속에 세상사 옷섶을 여미듯 여닫는 일인지 모른다. 세월은 흔적마저 지우고 지나가지만 ‘허전도 기다림도’ 노을빛으로 수렴되는 시간에 생은 한 굽이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어린 시절 우리는 “깊고 깊은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눈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를 목청껏 부르며 오늘 이만큼의 나이를 먹었다. 옹달샘은 ‘작고 오목한 샘’이어서 늘상 동시의 단골 소재가 되어 친근하게 읽힌다. 유경환 시인이 “옹달샘이 하늘을 품을 수 있는 것은 깊어서가 아니라 맑아서이다”라고 노래했던 것처럼 조영일 시인의 ‘옹달샘’도 ‘아무도 몰래/나뭇잎 사이로/살짝/얼굴 한 번 비춰주고’ 떠난 해님 뒤에 둥둥 물든 나뭇잎 하나 띄워 놓고 가을놀이를 즐기는 대자연의 행동거지가 더없이 귀엽고 천진하다.

▲생의 열정에는 나이가 없다. 아니 나이 들수록 ‘열정에 불타오르도록’ 차려입고 나서야 한다. 최은정 작가가 ‘프랑스 노파들’에서 본 프랑스의 길거리에는 젊은이들은 검소하고 수수한 데 할머니들이 한결같이 예쁘고 아름답더라는 것이다. ‘여자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처럼 나이에 맞는 세련미란 ‘이미 가을 속에 서있으면서’ ‘항상 봄이며 여름이고자’ 소망하는 여자가 최은정 작가가 꿈꾸는 성숙한 여자의 아름다움은 아닐까. 마치나 봄이 모두 떠난 겨울에 더 아름다운 장미가 피듯이 빵을 사러 가면서도 산책을 하면서도 치마를 입고 머플러를 날리는 모습이야말로 나이가 들면서 더 멋진 ‘코코 샤넬’ ‘시몬느 드 보봐르’ 같은 모습이 아니던가.

광주매일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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