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고거래 모바일 앱에서 물건 거래가 아닌 ‘벌레 퇴치’를 요구하는 제안이 잇따르자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련 게시글을 올리는 이들은 대부분 ‘혼자 사는 여성’들로, 실시간 채팅을 통해 자신의 주소지를 공개하고 있어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17일 한 중고거래 모바일 앱에 따르면 해당 앱은 모바일에서 GPS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 후 동네 주변의 가장 가까운 이웃과 물건 거래 등이 성사되도록 돕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물건 거래가 아닌 벌레 퇴치를 요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글을 게시한 이들은 대부분 혼자 사는 여성들로, 벌레가 무서워서 처리할 수 없는 탓에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모바일 앱을 통해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게시판에는 ‘벌레 사체 치워주실분 있나요’, ‘지금 자택에 바퀴벌레 있는데, 대신 잡아주실 수 있는 분 있나요’ 등의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글 내용은 대략적인 거주지 위치와 벌레 퇴치를 부탁하면서도, 혼자 살고 있어 안전에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관련 게시자는 “전남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인근에 살고 있는데, 바퀴벌레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니 도저히 손대질 못하겠다. 제발 처리 좀 해달라”며 “여성분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지만, 가까운 곳에 계시는 남성분이라도 괜찮다”고 말했다.

자취생 이모(27)씨는 “평소 벌레를 무서워하는 탓에 도움이 절실하던 중 사례금을 드리고 벌레 퇴치를 한다는 말에 앱을 설치했다”며 “그런데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채팅창에서 주소를 공유하는데 불안함에 이용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단순 실시간 채팅으로 주소지가 공개되고 있어 혼자 사는 여성들이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

개인정보가 노출됨에 따라 자칫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제제할 방법은 사실상 없어 범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모바일에서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채팅을 막을 수도 없을뿐더러,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을 일일이 관리·감독한다는 것은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손쉽게 얻은 타인의 개인정보를 무작위로 퍼뜨린다거나, 이후 주거침입 등이 우려되면서 이에 따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광주지역 주거침입 건수는 최근 3년간(올해 8월까지) 총 824건으로, 2017년 175건, 2018년 214건, 2019년 259건, 올해 8월까지 176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거침입으로 인한 성범죄 건수는 같은 기간 총 27건으로 2017년 15건, 2018년 3건, 2019년 3건, 올해 8월까지 6건이다.

광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실시간 채팅으로 서로간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일이 자칫 주거침입 등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상식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에게 자신의 개인정보를 알리는 일은 자제해야한다”고 밝혔다.

/김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