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이 어제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밝혔다. 행정통합 발언 닷새 만에 추가 설명이 이어졌다. 이 시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어떤 정치적 계산도 없이 광주·전남의 상생과 동반성장, 다음 세대에 풍요로운 미래를 물려주려면 더 늦기 전에 시작돼야 한다는 평소 소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 기본구상, 연구용역, 계획 수립 등 실무 준비를 지시했다.

이 시장의 이런 뜻과는 다르게 지역민들은 다소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전남도가 일차적으로 통합 논의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놓아 당장 표면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정치권과 시민들 사이에선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은 “기본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이 시장이) 제안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 공감대를 형성하고 진행하는 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 텐데 느닷없이 꺼내들어 의아스럽다”고 했다.

앞서 같은 당 이형석 의원은 통합 제안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광주시와 전남도가 함께 힘을 모아 추진해야 하는 굵직한 지역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행정구역 통합 제안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민들도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방역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이 시기에 행정통합이 갑자기 거론돼 뜨악해하고 있다. 일각에선 통합 논의를 원칙적으로 수용한다고 해도 과거 2차례 실패한 경험에 비춰 실현 가능성에 적잖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시장의 발언이 군공항 이전과 2차 혁신도시 공공기관 유치를 놓고 전남도와 갈등을 겪거나 경쟁하는 시점에서 나와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사전에 전남도에 행정통합을 공식 제의, 또는 이와 관련한 물밑접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에 더욱 그랬다. 이 시장이 ‘동반성장’과 ‘상생’을 강조한 두 번째 통합 언급에 전남도가 곧바로 “통합 논의 착수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공감대 형성의 모습을 광주시가 보여줘야 한다. 시의회도 함께 한다는 태도를 보여줘야 논의를 시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지역민들의 많은 공감대가 형성돼야 추진력이 배가 될 것은 자명하다. 광주시의 향후 실무 업무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