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10일 광주·전남의 행정통합을 전격 제안해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이 시장은 시청에서 열린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대비 광주의 대응 전략 정책토론회’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긴밀한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통해 번영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광주·전남의 행정통합을 적극 검토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대구와 경북이 ‘대구·경북 특별자치도’를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시대적 상황도 적극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광주와 전남이 상생 발전을 내세우면서도 공항 이전, 공공기관 유치 과정 등에서 갈등과 경쟁 구도가 형성돼 왔다. 지역사회는 이번 이 시장의 발언이 준비된 전략에서 나온 것인지, 국면 전환용 돌출 성격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이 있는지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광주시 관계자는 “여러 사안이 겹쳐 지역 간 갈등 구도가 생기는 상황에서 사안별 해결책보다는 근본적인 상생 방안을 찾다가 시장이 평소 가졌던 통합론이 확장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시장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가 곧 화답했다. 이 시장의 행정통합 논의 제안 하루만인 11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찬성 의견을 밝혔다. 전남도는 “광주·전남은 역사적으로나 경제·사회·문화적으로 한 뿌리이며 공동운명체다. 양 시·도 통합은 지속해서 감소하는 인구문제와 지방소멸 위기 지역 낙후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과거 시·도 통합 무산 사례를 언급하고 여론 수렴을 강조했다.

이 시장의 발언에 전남도가 호응하면서 양 지역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 2차례 무산됐던 적이 있어 이번 통합 논의가 철저한 준비와 전략이 없이는 다시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두 지역이 1995년과 2001년 2차례에 걸쳐 통합 노력을 기울였지만 허사로 돌아갔다. 시·도 모두 통합의 당위성에는 인정한다 해도 절차상 광역단체 간 통합이 워낙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원대한 비전과 이를 지속시킬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행정통합 관련 행보를 계속 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