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지구인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역대 가장 길었던 54일간의 장마와 태풍이 물러가고 그토록 그리워하던 햇볕이 내리쬔다. 수해를 당하면 어느 업종이든 누구든 다들 힘들겠지만, 주거의 공간과 생계의 공간이 동시에 피해를 보고 복구한다고 당장 복구되는 것도 아닌 농촌은 더욱 힘들어졌다. 장마 끝에 햇빛은 하필 폭염으로 찾아오고 잇달아 온 태풍은 그나마 수해를 이겨낸 농산물들의 생존을 다시 위협한다. 농부들은 농산물이 없어서 못 팔아 힘들고, 도시민들은 비싸게 구입해서 힘들고 이래저래 가정 경제는 더 힘들어진다.

문득 매일 매일 수도 없이 듣는 ‘경제’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진다.

경제라는 뜻의 영어 Economy는 그리스어 oiko nomos에서 유래되었다. 환경, 생태, 집을 뜻하는 eco와 관리, 법 등을 뜻하는 nomy로 어원으로 보면 생태, 환경, 집을 잘 관리하는 법이 경제라는 뜻의 처음 출발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배운 대부분의 지식으로 ‘경제를 개발한다는 것’을 떠올리면 생태나 환경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생태계의 파괴와 엄청난 에너지 소비가 전제되는 것이 당연시돼왔고, ‘경제적이란 것’의 판단 기준에도 지구는 무한한 공간처럼 원가는 무시 되어왔다.

수억만 년 동안 1도쯤 오른 지구의 온도를 우리는 단 100년만에 그만큼 올려버렸고, 이제야 느끼고 준비하자고 회의하는 동안 이미 지구의 자정작용은 시작된 것 같다. ‘이 비의 이름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입니다.’ 요즘 SNS에 떠도는 이 말이 농부의 입장에는 가슴과 생활에 더 와 닿는다.

그나마 온실가스 감축이라도 해보자며 세계 195개국이 참여했던 파리기후 협약에 세계 G1 트럼프는 탈퇴를 선언했지만,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마시는 공기에서 CO2를 직접 포집해(Direct Air Capture) 에너지와 자원으로 바꾸고 석유를 대체한다는 회사에 미국의 빌게이츠나 석유회사들도 투자를 하기 시작하고, 스웨덴의 한 대학에서는 여름이나 낮 동안의 태양열을 소량의 액체에 농축 저장하여 18년 동안 보관이 가능해 필요할 때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는 에너지 저장기술도 개발했으며, 밤에도 발전이 가능한 태양광 패널을 개발한 곳도 있고, 이스라엘에서는 기존보다 4배쯤 효율이 높은 패널도 개발되었고, 일본과 중국은 우주에서 원자력발전소 한 개 정도의 태양전기를 생산해 지구로 가져온다는 SF영화를 현실로 옮겨가는 지금, 우리는 폭우에 쓸려간 태양광은 어느 정권이 더 잘못했는지를 따지고 있다.

세계 곡물 생산 약 25억t 중 40%가 온실가스를 더 발생시키는 가축 사료로 사용돼왔지만, 미국에서는 식물성 고기를 만들어 탄소 배출을 근본적으로 줄이고 세계적인 신산업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는 동안, 밀고기, 콩고기라는 훌륭한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던 우리는 그저 간식꺼리로 인식하며 기존 지식의 틀 안에서만 성장을 꿈꾸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비행기로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며 GMO(유전자변형)와 함께 환경 파괴 논쟁의 중심에 있던 제초제는 몇 년 전, 시속 40㎞속도로 달리면서 제초제를 잡초에만 선별 살포하는 기술을 개발한 미국의 회사가 세계 최대 농기계 회사에 약 3천500억원에 인수된 이후, 미국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위스 등에서는 태양전기로 충전하며 자율주행 로봇이 혼자 돌아다니며 잡초 뿌리까지 뽑아내는 첨단 IOT 제초로봇들이 실용화돼 노동력 절감과 함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 조만간 주요 곡물 생산국가에서 비행기로 제초제를 살포하는 모습은 사라지고 NON-GMO 곡물 생산이 늘어나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이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

‘경제개발’과 ‘경제적’이라는 것의 의미와 방향을 조금만 바꿔 보면 사람과 지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산업이 보일 것이다. 우리가 현실의 위치만 바꾸는 동안에 다른 세계에서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그린 뉴딜’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