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도심 곳곳이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도와 주거지역 등을 중심으로 무단 투기된 쓰레기가 제때 치워지지 않고 그대로 방치되면서 부패로 인한 악취는 물론 날벌레까지 발생하는 등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무단 방치된 쓰레기는 도시 미관을 해치고 통행불편을 초래하는 만큼 쓰레기 불법투기 단속을 강화하는 등 행정당국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5일 오전 광주 북구 용봉동 일대.

이날 도로변 한 인도에는 ‘쓰레기 불법투기 집중단속구역’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로 폐전자제품부터 스티로폼, 반찬통, 페트병 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어 그야말로 대형 쓰레기장을 연상케 했다.

특히 먹다 남은 배달음식과 통조림, 컵라면 등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이 일대는 악취가 진동했고, 약 8m 달하는 인도는 쓰레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탓에 보행자들의 통행까지 가로막았다.

또, 무단 투기된 쓰레기 바로 옆으로는 횡단보도가 있었지만, 시민들은 코를 찌르는 악취를 피하기 위해 멀찌감치 떨어져 보행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민 김모(35)씨는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아닌데 매일 이곳을 지나다보면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면서 “여기가 생활폐기물처리장인지 사람이 지나다니는 인도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너무 지저분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최모(30)씨도 “대부분 이 동네 사는 주민들이 버리겠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면 그나마 냄새가 덜 나고 괜찮을 텐데, 누가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갖다 버리는지 모르겠다”고 격분했다.

비슷한 시각 북구 중흥동의 한 주거지역 상황도 마찬가지.

쓰레기 불법투기를 예방하기 위해 무인단속 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재활용 분리수거가 필요한 생활 쓰레기 등이 담긴 비닐봉지들이 가득 쌓여 있는 등 지저분하게 널브러져 있었다.

북구 일곡동의 한 인도 역시 쓰레기 배출 스티커가 붙어있지 않은 의자부터 솜이불 등 무단 방치된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처럼 도심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가 오랜 시간 방치되면서 악취 등 생활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무단투기를 경고하는 현수막이나 CCTV가 쓰레기 근절에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북구의 경우 하루 평균 30여건 정도의 쓰레기 민원(온·오프라인)이 접수되고 있으며, 관련 부서에서는 민원이 들어오거나 요일별로 구역을 나눠 단속 또는 수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북구지역 불법투기 집중단속 구역만 해도 총 383개소(현수막 129개소·CCTV 254개소)에 달해 북구 청소기동반 5개반(총 15명)이 하루에 모든 구역을 관리·감독하기에는 역부족이라 민원이 접수되지 않은 불법투기지역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쓰레기를 길 바닥에 버려서는 안 된다’는 시민들의 의식 개선과 함께 무단투기 단속 강화를 비롯한 인력 확충 등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북구 관계자는 “상습 불법투기 지역을 중심으로 매년 단속을 시행하고 있지만, 북구 관내가 워낙 넓고 인구도 많다보니 각 동별로 무단 투기된 쓰레기를 하루 만에 모두 처리하기에는 어렵다”며 “용봉동 한 인도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는 이날 오전 9시30분에 수거했고,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가 적발되면 최소 5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