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를 하다보면 평지가 아닌 가파른 경사가 진 곳에 차량을 주차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주차를 하면서도 이렇게 경사진 곳에 차를 두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생기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일명 하준이법’(개정 주차장법)은 경사진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할 경우 고임목 설치를 의무화했다.

2017년 10월 경사진 주차장에서 굴러 내려온 차량에 치어 최하준 군(당시 5세)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하준이법은 경사로 주차장의 설치는 고임목과 같은 미끄럼 방지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경사로 주차장의 명확한 기준이나 고임목의 형태나 크기, 개수 및 관리방안 등 구체적 내용이 없어 현장에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필자의 주거지 앞 경사진 도로에 주야를 불문하고 수많은 차량들이 주차를 하지만 고임목을 사용한 차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경사로 주차시 고임목을 설치해야 한다는 안내표지 문구도 보이지 않았다. 경사로는 주로 지방에 비해 수도권과 광역시권역에 많은 관계로 이로 인해 사고위험 또한 높다. 거기다 혹여라도 이동형 고임목을 잘못 방치하면 또 다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동형 고임목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주행 중인 자동차가 고임목을 밟거나 보행자가 고임목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경사로에서는 고임목 설치 이외에도 주의해야 할 점들이 더 있다. 평소 주차시 사이드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경사로에서의 사이드브레이크 사용은 필수다. 평지에서 주차를 할 때도 사이드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또 경사로에서는 주차시 핸들을 가지런히 놓는 게 아닌 핸들을 꺾어 놓아야 한다. 그 이유는 혹시나 미끄러져 내려가더라도 벽이나 연석에 부딪쳐 더 이상 내려오지 못하게 끔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2의 하준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며, 이제라도 정부 차원의 하준이법에 대한 대국민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이재복·고흥경찰서 대서파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