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했던 광주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시민들의 일상이 흔들리고 있다.

확진 환자들과 접촉한 시민이 1천400여명에 달한 만큼 대면 접촉이 잦은 대중교통이나 다중이용시설을 찾는 이용객이 줄었으며, 선별진료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다소 느슨했던 마스크 착용 역시 ‘꼭 착용해야한다’는 분위기로 다시 일상화되고 있다.

1일 오후 광주 북구청 효죽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이날 선별진료소를 찾은 30여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광주에서 산발적인 감염이 잇따르자 코로나19 유사증상 등을 가진 시민들이 불안감을 못 이기고 선별진료소를 찾은 것이다.

선별진료소를 찾은 한 시민은 “요 근래 몸이 쑤시고, 열이 나는 거 같아 찾았다”며 “최근 광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에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들어 광주지역 자치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는 시민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구보건소 관계자는 “지난 5월 선별진료소에서 진행한 검사 건수는 약 1천200건 정도였는데 6월에는 2천500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서구보건소 관계자도 “이날 3시 기준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만 130명에 달한다”며 “확진 환자가 없을 때에는 10명 내외였고, 1명도 안 올 때도 있었다. 최근 확진 환자가 늘어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선별진료소를 찾아와 검사를 요청하는 주민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대중교통 이용객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 34번 환자가 발생한 지난달 27일 법인 택시 이용객은 5만9천여명으로, 28일 4만4천여명, 29일 4만1천명, 30일 4만1천여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월 평균(작년 6월 기준) 5만2천여명이 이용하던 지하철도 27일 3만8천여명, 28일 2만4천여명, 29일 4만3천여명, 30일 4만4천여명으로 줄었다.

시내버스는 29-30일 이용객이 하루 평균(35만여명)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광주 34번 환자가 발생한 다음날에는 10만명 가량 감소했다.

최근 확진자가 다녀간 광륵사·금양오피스텔(광주 동구)을 비롯한 광주사랑교회(광주 북구) 등이 폐쇄됐고, 인파가 몰리는 다중이용시설에 가지 않으려는 심리도 확산하고 있다. 특히 도심 대형 쇼핑센터와 상가들이 밀집돼 있는 충장로 일대는 평소와 달리 한산한 분위기였고, 전남대학교 후문 상가 밀집지역 역시 손님들의 발길이 줄었다.

이와 함께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의 분주한 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마스크 진열대 앞으로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아왔지만 대부분 빈손으로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어린이용 소형 덴탈 마스크, KF마스크 등의 상품은 구비돼 있었지만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상품 진열대 위에는 ‘비말마스크는 상품공급량 부족으로 해당 마트에는 입점되지 않았다’는 쇼핑안내 공지가 붙었다.

편의점 역시 면 마스크나 KF80·94 마스크는 남아 있었지만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마스크를 사러 온 이모(77)씨는 “광주지역 확진자가 여태 나타나지 않아 들여올 생각을 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식약처에 따르면 비말차단 마스크 생산량은 지난 6월 첫 주 37만장에서 4주 차 181만장으로 5배 가까이 늘었지만 하루 1천만 장이 공급되던 공적 마스크에 비해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환준 기자·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