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대표 선출이 점점 정치 이슈화되고 있다. 다만 국민의 바람과는 별개로 당내 문제 중심으로 흐르는 것 같아 우려되는 바가 없지 않다. 세상에는 필요에 따라 이런 내부 갈등을 부추기는 세력들도 있어서 자칫 국가개혁 동력을 상실할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특히 현 시국은 막중한 국정현안들이 막 출범한 21대 국회의 발 빠른 행보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우선 코로나19 펜데믹 위기대응이다. 대통령은 전례 없는 위기이므로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지만 관료들과 야당은 위기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태도로 ‘이대로 만’을 견지하고 있는 듯하다. 다행히 성실한 보건의료진과 국민의 적극 협조로 다른 나라와는 달리 위급한 상황은 넘겼지만, 예측 불가능한 감염병과의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제도적인 안전망 구축과 지원이 긴급하다.

다음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그간 하고자 했지만 국회의 비협조로 지지부진했던 국가개혁과제들을 시급히 입법화해야 한다. 적폐의 청산, 반부패 개혁, 국민의 정치참여 확대, 권력기관의 개혁, 과세형평 제고,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 할 일자리창출,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사회적경제 활성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시스템구축, 소상공인·자영업자 역량강화, 4차산업혁명 대응, 포용적 복지국가 수립, 보육과 교육 혁신, 탈원전 대책, 자치분권, 국가균형발전, 남북 간 화해협력 등 산적한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또한 혼돈의 국제정세는 한반도를 이전보다 더욱 흔들고 있다. 미·중 분쟁 격화, 일본의 경제적 도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 등은 분단국이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국내정치가 안정적으로 외교를 받쳐주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정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여당의 당대표를 잘 뽑아야한다. 그 방안은 민주당이 무엇보다도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다. 국민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갈망한다. 그동안 대통령이 국가개혁을 위해 취임 초부터 고군분투했지만 국민의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은 국회의 뒷받침이 부족했던 탓이 크다. 삼권분립 국가에서 입법부의 지원이 없으면 개혁은 어렵다.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의회의 적극적인 입법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국민들이 여당에 177석이라는 증원군을 보내줬다. 여당은 당 대표 주도하에 문재인 정부의 책임완수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 지나간 세월도 아까운데 더 지체하면 개혁을 갈망하는 국민들의 가슴은 새카맣게 타들어 간다. 그것이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선택받는 길이기도 하다.

법적으로 개헌을 제외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거대 여당인 민주당 대표로서 적임자는 문재인 정부를 가장 잘 도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국민의 신뢰, 추진력, 설득력을 갖춘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 개별적 유불리로 세를 합쳐서 당 대표를 선거공학적으로 뽑아서는 곤란하다. 또한 당대표의 대선후보 출마 시 중도사퇴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7개월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며, 정작 중요한 기간은 21대 국회가 개원한 지금부터 연말까지이다. 금년 내에 국회가 산적한 현안들을 처리하여야만, 집권후반기에 대통령은 국민과 약속한 국가개혁의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임기 전반기에 야당의 발목잡기로 개혁이 더디고 어려울 때 그나마 국민의 위로가 되었던 것은 대통령과 정부를 다잡은 총리가 환상의 콤비를 이루었던 모습이었다. 여당 대표는 대통령이 개혁의지를 펼칠 수 있도록 손발이 척척 맞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야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내에 국민의 갈망을 해소할 수 있다. 이런 역할을 잘해낼 수 있는 사람을 대표로 뽑아야 한다. 자칫 국민의 염원을 망각하고 아직도 선거 승리에 취해 당내 잔치가 된다면 국민은 실망할 것이다.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 적합한 인물을 당대표로 뽑는 것이 민주당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