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지역민들의 따끔한 시선 속에서도 꿋꿋하게 지속해 온 지방의회의 국외출장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렵게 되면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국외여비를 반납했다는 반가운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실제 광주시의회는 시민들과 코로나19 사태의 고통을 분담하고자 지난달 임시회에서 올해 국외여비 등 국제교류 활동 예산 전액을 반납하기로 한데 이어 남구의회도 올해 공무국외 출장비 4천500만원 전액을 삭감키로 했다. 동구의회도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2천여만원의 의원 국외여비를 전액 반납하기로 결정했으며, 북구의회에서도 국외출장여비 7천여만원 전액을 삭감해 이를 코로나19 관련 예산으로 전환해 집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지역 자치단체 및 지방의회들의 국외연수비 반납이 잇따르고 있지만 광주 서구의회 의원들 사이에선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라도 국외출장을 가기 위해 예산안 재편성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서구의회 국외여비 관련 예산은 1인당 260만원씩 13명인 전체 의원 수를 기준으로 총 3천380만원이 책정됐다. 그러나 아직도 올해 책정된 국외여비 예산의 경우 반납은 커녕 삭감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당 구의원들은 이번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하반기에 있을 2차 추경에서 국외여비 관련 예산을 삭감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하반기 국외연수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더군다나 파산 직전의 항공업계를 위해서라도 해외연수를 추진하는 것이 경기를 부양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일부 의원들의 황당한 주장은 할 말을 잃게 만든 대목이다. 물론 의원들이 국외여비를 반드시 반납해야할 법적의무는 없다. 하지만, 해당 예산을 코로나19 사태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지역민들의 고통 분담은 물론 주민 복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쓰인다면 더욱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숙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