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교통의 중심지로 남구의 관문 역할을 해 온 백운고가차도가 31년 만에 철거되는 가운데 우려했던 교통 체증이 발생하는 등 일부 혼선을 빚었다.

4일 오전 8시 광주 남구 백운고가차도 입구.

이날 0시부터 고가 철거로 차량 통행이 제한된 탓에 백운동-주월동 방면으로 가는 차량들은 일제히 하부도로를 이용했다. 적신호에서 청신호로 바뀌자 대기하던 차량들은 너나할 것 없이 좁은 도로로 모여들었고, 순간 병목현상이 빚어졌다.

이른 시간부터 나온 교통경찰과 모범운전자들은 현장에서 꼬리물기·신호위반 등 교통혼잡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들은 주요 구간마다 배치돼 밀려 들어오는 차량들을 통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꼬리물기를 시도하는 차량들에 호루라기를 불며 손짓하거나 경광봉으로 교차로 진입을 막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운전자와 실랑이를 벌이는 상황도 목격됐다.

백운고가차도 철거로 인한 교통 체증을 줄이기 위해 백운동-주월동 양방향 도로(동아병원·모아산부인과 앞 도로)는 1개 차선이 확장됐고 관련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공사에 투입된 대형 덤프트럭 등이 오가며 번잡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백운광장으로 진입하는 일부 구간은 길게 늘어선 차량 대기줄로 한동안 교통 체증을 벗어나질 못하는 모습이었다. 백운광장 일대는 꼬리물기 차량 단속이 다소 잘 지켜지는 모양새였으나, 광장으로 이어지는 주변 골목길은 차량들의 통행뿐만 아니라, 보행에도 불편을 겪으며 운전자·보행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창문을 내린 한 운전자는 “차가 왜 이렇게 막히냐”며 짜증 섞인 모습을 보였다.

인근 주민 박모(64)씨는 “백운고가가 철거되면서 교통혼잡이 예상됐는데, 역시 아침부터 많은 차량들로 일대가 교통체증이 일고 있다”며 “끼어들기·꼬리물기 등 극심해져 한동안은 시끄러울 것 같다”고 불평했다.

교통정리 중인 경찰관은 “예상대로 많은 차량들이 이동하면서 꼬리물기 등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밀려 들어오는 차량들을 통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남구청, 광주시도시철도본부 등 관계자 100여명은 백운광장 주변 구간마다 배치돼 백운고가 철거 관련 교통안내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과 모범운전자들은 백운광장 주변 출·퇴근길에 교통혼잡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추후 상황에 따라 오는 12일까지 단속을 지속할 방침이다.

광주시는 11월까지 고가 구조물 철거를 완료하고 2023년까지 도시철도와 지하차도를 건설할 계획이다.

교통 혼잡에 대비해 남구청에서 남광주 방향, 남광주에서 백운광장 방향, 백운광장에서 동아병원 방면 차로를 추가했다.

교차로 1곳에서는 좌회전을 금지하고 백운광장 주변 5곳에서는 좌회전을 허용하는 등 신호체계를 변경했다.

옥윤조 남구청 교통행정과장은 “교통혼잡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교통 불편 최소화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며 “거점지역 공무원 배치, 우회 도로 문자 서비스 등을 지속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989년 11월 준공된 백운 고가는 길이 386ｍ, 폭 15.5ｍ, 왕복 4차로로 지난해 기준 하루 교통량은 5만3천대가량이다. 이 일대 백운광장 교차로 통행량은 하루 14만7천대에 달한다.

한편, 이날 오후 백운고가차도의 철거와 광주의 새로운 길을 기념하기 위한 ‘백운고가 철거 기념식’ 행사가 열렸다. 이용섭 시장, 김병내 남구청장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듀, 백운고가! 새로운 길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테이프 커팅, 마지막 걷기, 희망의 메시지 남기기 등의 행사로 진행됐다./김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