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잠잠해지고 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확진자 발생으로 떠들썩해지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의 주무대를 찾아 이태원 방문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태였다. 확진자 발생이 전국에서 잇따르면서 누적 확진자 수가 100명이 넘어서는 등 급격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에서도 이태원과 논현동 방문자만 300명을 넘으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초긴장 국면이다.

광주시는 12일 관내 701개소의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하기 전 지난 8일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또한 시, 자치구, 경찰, 식약처,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 등 6개반 80여명이 투입돼 보다 강화된 준수사항 이행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방역 당국이 이처럼 빗장을 걸고 나섰지만 우려가 적지 않은게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밤 상무지구 유흥가는 불야성을 이뤘다. 20-30대의 젊은 세대를 겨냥한 이른바 수많은 헌팅포차, 감성주점 출입구에는 남녀 성비를 나눠 양 옆으로 긴 줄을 이뤘고, 이태원클라쓰 ost를 비롯한 클럽 음악과 불빛은 건물 밖으로 새어나와 지나가는 젊은이들을 유혹하기 충분했다. 가게 밖 대기자들 대부분은 삼삼오오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간혹 마스크를 쓴 사람이 있으면 턱 아래로 내린 채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이번 집합금지 행정명령은 유흥시설에 대한 영업정지나 마찬가지다. 일상생활에서 별다른 증상이 없는 ‘조용한 전파’를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해 보이지만, 문제는 시민들의 낮은 인식 수준이다.

정부가 초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시기에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추세에 있다. 다소 느슨해졌던 긴장의 끈을 부여잡고 방역 대응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신천지 교회 집단감염 사태 이후 공들인 수고가 한 순간에 무너져선 안된다. K-방역, 대한민국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물론 당국의 조치도 한 치라도 허점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범적인 국민성을 보여야 할 때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