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괘(升卦) 초육의 효사는 ‘윤승 대길’(允升 大吉)이다. 즉 ‘믿고 따르니 상승한다. 크게 길하다’는 뜻이다. 상전에서는 이를 ‘믿고 따르니 상승한다는 것은 위와 뜻이 합치되기 때문’이라고 해 ‘윤승대길 상합지야’(允升大吉 上合志也)라 했다. ‘윤’(允)은 진실하다 것으로 ‘신’(信)이라는 의미다. 자신도 믿고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믿음을 받아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자신의 정성된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고 이러한 마음이 위와 합치되기 때문에 대길을 얻는다고 상전에서는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상’(上)은 누구 어떤 효인가. 친비하고 있는 구이가 강중(剛中)을 얻고 육오와 응(應)해 위로 올라가니 구이의 마음을 믿고 합친 것이다. 나무뿌리는 뿌리 그 자체가 끌어올린 양분을 운반하는 것이 아니고 위에 있는 줄기를 통해 가지나 잎사귀에 양분을 운반하는 것이니 구이를 줄기로 본 것이다. 만일 초육의 뿌리가 작거나 약하면 양분을 운반하는 구이에게 절대 의존해야 하니 구이가 바로 용견대인(用見大人)에 해당하고 대인을 용견 할 때 대길할 수 있는 것이다. 초육은 인생의 하이라이트 시기다. 급상승으로 솟아오른다. 승괘는 나무를 심으면 쑥쑥 자라는 것이므로 일이 잘 이뤄진다. 성장률로 본다면 아주 큰 성장을 이루기 때문에 신규로 사업을 할 때는 더욱 좋고 이성 역시 서로 믿고 따르니 이 보다 좋은 시기는 없다.

서죽을 들어 초육을 얻으면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지 말고 용견대인인 구이와 친비하니 구이 즉 윗사람, 주변의 강력한 자를 따라서 행동하면 대길하다. 초육은 성괘주이고 변괘가 태괘(泰卦)이며 호괘로 귀매괘(歸妹卦)이니 하고자 하는 일을 서서히 손윗사람에 의지해 추진하면 길을 얻을 수 있다. 시운도 맞고 잘 진행될 수 있지만 지금은 뿌리가 자라는 시기로 아직 조금은 빠르니 서서히 노력해 가면 조금 늦기는 하나 생각하고 있는 바대로 원하는 것 등이 실현 통달되고 앞날에 영화가 있다. 사업, 거래, 교섭 등은 물론 꾸준히 노력하면 효과가 있으니 선배, 친구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전, 여행, 신축 등은 길하고 손윗사람을 따라 전근하거나 월급이 올라가 안정을 얻는다. 혼인은 변태(變泰)로 인연을 만나 아주 좋으나 조금 늦어진다. 잉태는 안산이다. 기다리는 일은 서두르지 않으면 서서히 좋은 결과가 오고 가출인은 연장자를 따라 갔으나 소식이 있으며 분실물은 어딘가에 스며들어가 있으나 늦게라도 발견된다. 병은 병세가 타고 올라간다는 의미가 있으니 좋지 않다. 각기병, 사지냉증, 경수불순, 대소변불편, 위장장애 등으로 급진 급변은 아니나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병근(病根)이 깊어져 중증이 된다. 날씨는 바람이 불다가 맑고 청명해진다. ‘사업 길흉 여하’를 점해 초육을 만난 [실점예]에서 초육은 초목이 땅을 뚫고 올라가는 성장의 시기로 사업이 번창할 수밖에 없고 효사에 윤승대길 상합지야(允升大吉 上合志也)라 했으니 믿고 따름으로써 상승하여 크게 길하고 윗사람과 뜻이 맞아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 원하는 것을 얻고 사업은 날로 번창한다.

승괘 구이의 효사는 ‘부내이용약 무구’(孚乃利用禴 无咎)다. 즉 ‘마음이 진실 되고 정성스러우면 간소한 제사라도 이로우니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상전에서는 ‘구이의 마음이 진실하고 정성스러우니 기쁨이 있다’고 해 ‘구이지부 유희야’(九二之孚 有喜也)라 말했다. 구이의 효사는 췌괘 육이의 효사와 같다. 췌괘에서는 육이가 구사에 의해 끌어당겨 믿음을 가지고 구오 밑으로 올바르게 모여 가지만 승괘에서는 구이가 목적을 성사시키기 위해 육오와 응하고 있다. 이것은 유중(柔中)을 가지고 구오에 응하는 췌의 육이와 강중(剛中)을 가지고 육오에 응하는 승의 구이와의 다른 점이다. 약(禴)은 간소한 제사로 정성을 다해 약소하게 지내는 봄 제사, 여름 제사 등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제사는 제물이 풍요롭지 않은 때의 제사이기 때문에 믿음과 정성이 있으면 제물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신에게 제사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신께 제사지내는 마음과 정성으로 군(君)을 섬기면 신임을 얻어 허물이 없고 나아가 기쁨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구이를 얻으면 정성스런 마음으로 성심을 다하면 기쁨이 있고 사람들로부터 신임을 받을 때다. 그러나 보수는 적고 변해 겸괘(謙卦)가 된다. 겸은 일의 중심이 돼 고생이 많은 괘이니 고생이 많은 것을 각오해야 한다. 구이의 시기에는 사장이나 주인 등에 의해 중요한 위치로 발탁되거나 지역에서 명예직으로 추천 받아 공적인 임무나 지위로 나아가 고생을 하게 되나 자타(自他)가 모두 좋은 때라고 할 수 있다. 원하는 일도 어느 정도 성사되니 이는 물질적인 것보다는 지위나 명예와 관련해 오르는 일로서 이에 만족해야지 이익이나 재물 등을 구하면 오히려 잘못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사업, 거래, 교섭 등은 신고간난이 있고 눈앞에 이익은 없어도 점차적으로 발전해 가는 때다. 혼담은 좋은 인연으로 재산, 용모, 집안배경 등을 따져 너무 저울질하지 말고 사람 그 자체를 보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잉태는 조금 늦어질 수 있고 평산이다. 기다리는 일은 이쪽에서 적극적으로 나아가면 서로 신뢰를 가지고 좋은 결과가 있다. 가출인은 멀리 가지 않았고 변괘 겸의 상에서 산 밑이나 시골로 돌아가 있다고 본다. 유실물은 집안에 있고 불단이니 신단을 찾아보면 대개는 찾을 수 있다. 병증은 각기충심(脚氣衝心), 전신이 마르고 약해지는 전신위비, 과로인 인한 쇠약증, 요부창종 등으로 생명을 보장하기 힘들다. 신불(神佛)의 제사 공양에 길점이다. 날씨는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 [실점예]에서 구이를 얻은 때는 남들로부터 믿음과 신의가 좋고 정성된 마음을 가지고 윗사람을 도우면 윗사람의 도움으로 입신양명하는 때다. 꾸준하게 일을 추진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 별로 없다. 물가, 가격은 많이 오른다.
승괘 구삼의 효사는 ‘승허읍’(升虛邑)이다. 즉, ‘상승하는 것이 빈읍에 오른다’는 뜻이다. 구삼은 내개의 극(極)하는 데에 있고 손(巽)의 나무 싹이 지상(地上)으로 나아가는 곳이다. 초효에 있어서는 지상으로 올라가기에는 위에 이양(二陽)이 있고 구이 위에는 일양(一陽)이 있었지만 구삼이 되면 아무 것도 방해하는 것이 없어 그것을 ‘승허읍’(升虛邑)이라 했다. ‘허’(虛)라는 의미는 비어있는 폐허(廢墟)의 허이고 허읍은 사람이 없는 마을이다. 말하자면 방해하는 자가 없는 비어 있는 곳이고 모두 다 볼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가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그래서 상전에서는 ‘빈읍으로 오름은 아무런 의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해 ‘승허읍 무소의야’(升虛邑 无所疑也)라 말했다. 잘 보이는 데로 나아가니 꺼림직 하거나 의심을 할 것도 없고 구삼이 나아가는데 위험이나 방해가 없는 것이다.

서죽을 들어 구삼을 만나면 모든 일이 박자를 맞춘 것처럼 방해를 받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때다. 나아가는 곳이 허읍이니 나가는 것은 쉬어도 얻는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운기, 운세, 원하는 바 등 지망, 사업, 거래, 교섭 등은 융성하고 통달할 수는 있어도 실질이 동반되지 않아 이익을 얻기 힘들고 단순히 성공이라는 허명(虛名)만 얻을 수 있다. 결국 실속은 없고 손해 보는 일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실리(實利)을 얻고자 한다면 오히려 멈추는 것이 좋다. 혼담은 이야기는 잘 진행되지만 그렇게 좋은 인연이 아니고 성사돼도 다툼을 일으켜 되돌아올 수 있다. 잉태는 이미 태동(胎動)이 있는 확실한 경우는 도중에 놀라거나 출산에 도달하지 못해 피를 보는 어려움도 있을 수 있으나 임산이라면 출산에 의해서 배가 비었으므로 평산이다. 주소, 거소의 이동은 어려움이 있으니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기다리는 사람은 오지 않고 허무하게 끝날 수 있고 가출인은 앞뒤를 생각지 않고 뛰어 나가 상당히 멀리 갔다고 할 수 있으며 분실물은 도난을 당해 찾을 수 없다. 병은 비위(脾胃), 치질, 탈항(脫肛), 빈혈 등으로 지속적으로 항진(亢進)해 가므로 위험하다. 변괘가 사괘(師卦)인 것도 급변 악화의 조짐이다. 날씨는 바람이 불다가 비바람으로 함께 온다. 하락이수에서 ‘구삼을 만나면 승진하고 재물과 사업 운이 좋고 일이 쉽게 이뤄지는 때다. 읍(邑)이 비어 있다는 것이므로 쉽게 무혈입성하게 되나 건강에 신경 써야 하고 혹 감옥에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점예]에서도 승진하고 재물과 사업 운이 좋으며 빈집으로 이사 가는 일이 있다. <동인·도시계획학박사 062-654-4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