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너무 좋아서 벚꽃구경도 할겸 바람 쐬러 나왔제…”

코로나19 여파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갈 곳을 잃은 노인들이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집 밖으로 나오고 있다.

무료급식소·복지시설 등 장기간 임시 휴관에도 불구, 공원 주변을 찾는 노인들이 늘어나면서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6일 오전 광주 남구 광주공원.

이른 시간임에도 10여명의 노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었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노인들의 발걸음이 뜸했지만, 낮 기온이 20도에 육박하면서 복지시설 등 인근 공원에는 산책을 나온 노인들로 가득했다.

김모(75) 할아버지는 “TV에서 매일 코로나로 길거리에 사람들이 없다고 하는데, 주변 공원만 둘러봐도 산책 나온 노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정부 방침에 따라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려고 하지만, 이렇게 좋은 날씨에 어떻게 집에만 있겠냐”고 토로했다.

박모(73) 할머니는 “화창한 날씨를 보고 저절로 산책하러 나오게 된다”며 “최근에는 딸과 손자·손녀들이랑 꽃구경을 하고 왔다. 코로나 탓에 무서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집에만 있기에는 답답해서 바람도 쐴겸 인근 공원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실제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올해 첫 광주지역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육박하는 등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때문에 답답함을 참지 못한 노인들이 인근 공원으로 모여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복지시설·무료급식소 주변 공원 등을 찾는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부터 오는 19일까지 2주간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보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감염 확산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최근 광주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복지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3천717곳에 집중 방역을 실시했다.

방역에는 광주시, 5개 자치구, 95개 동 주민센터, 주민자치회(위원회), 자율방재단, 산하 공공기관 등 433개 기관·단체 관계자, 시민 등 8천여명이 참여했다.

자치구별로는 동구의 경우 남광주 시장 등 전통시장과 충장로·금남로 상가 등 809곳, 서구는 농성광장 등 지하철역, 서구문화센터, 양동시장 등 281곳, 남구는 봉선시장, 무등시장, 사회복지시설, 교회, 버스정류장 등 1천176곳에 대해 방역을 실시했다.

또 북구는 말바우 시장과 운암시장, 광주역, 장등동 버스회차지 등 다중이용시설, 종교시설 등 894곳, 광산구는 송정시장, 호남대학교, 첨단지구 상가 등 557곳을 일제방역했다.

광주시는 자치구와 산하 공공기관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자체 방역활동을 실시하도록 독려해 코로나19 확산이 방지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김동수 기자